배터리협회, 확인없이 '금양 4680 전지' 배포…혼란에도 '묵묵무답'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인터배터리 2023 유럽’을 주최한 한국배터리산업협회(이하 배터리협회)가 현장 전시기업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를 공식 경로를 통해 배포해 논란을 야기했다. 특히, 해당 내용이 24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확인에 따른 유무나 정정, 또는 해명도 나오고 있지 않고 있어 분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는 지난 15일 오후 2시와 7시께 2차례에 걸쳐 ‘국내 최초 유럽 개최 산업전시회 ⌈인터배터리 유럽 2023⌋ 성황’ 자료를 배포했다.
배터리협회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인터배터리 유럽 전시회 2일차 내용과 관련해 새빗켐, 금양, 피엠그로우, 비츠로셀 등 전시회에 참가한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전시를 주로 담고 있다. 그 중 문제가 된 사례는 금양에 관한 건이다.
‘최근 공격적으로 배터리 사업을 확장 중인 친환경 화학기업 ‘금양’에서는 전시회를 통해 4680, 21700 고용량 원통형 이차전지와 2억셀 제조공정을 소개하여 유럽 현지 사업 확장을 공식화함’이라는게 배터리협회가 공식적으로 언급한 내용이다.
자료에 금양이 4680 규격, 21700규격 원통형 배터리와 2억셀 제조공정을 전시했다고 해석될 수 있다. 4680은 현재 배터리 업계에서 ‘차세대’로 분류되며 시장의 관심도가 높다. 금양이 배터리 전문 제조사들보다 앞서 4680 제조 기술과 완제품을 생산했다면 실제로 파장이 클 수 있다는게 업계 설명이다.
다만, 본지가 해당 내용 확인을 위해 16일 금양에 직접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전시회에서 금양이 전시한 건 ‘4680 TBD(To Be Determined, 미확정)’ 제품이다. 쉽게 말해 껍데기만 있는 콘셉트 제품이다. 21700은 금양이 지난해 6월 개발에 성공한 제품이다. 지난 13일 자사 홈페이지에 21700 5A 제품의 생산공정 홍보 영상을 게시하기도 했다.
시제품과 완제품은 다르다. 아이디어 확인 단계인 시제품은 보통 생산성을 염두에 두지 않으므로 양산단계 제품과는 거리가 있다. 상업성 또한 없는 만큼 완제품과 동일선상에 둘 수 없다는게 업계 지적이다.
그러나 배터리협회는 이를 분리하지 않고 배포해 정보전달의 혼란을 야기시킨 셈이다. 금양 관계자 역시 본지와의 통화에서 “만약 4680 제품 양산 기술을 확보했다면 21700 제품처럼 회사가 당연히 홍보영상 등을 공개할 것”이라며 “아직까지 그 단계가 아니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협회는 16일 오전 해당 오류를 인지했음에도 정정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해당 자료는 뮌헨에서 작성된 내용”이라며 “현지에서 아직 확인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현지시간 아침인 오전 8시15분(한국 오후 3시15분) 현재까지 정정 보도자료 배포나 추가 입장문은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누구나 접속 가능한 배터리협회 공식 홈페이지 보도자료 페이지에도 첫 자료 배포 후 24시간이 지난 오후 2시에도 금양 관련 내용이 수정되지 않은 자료가 그대로 올라와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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