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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믿을 수 없다”…러 대통령실, 직원들에 아이폰 금지령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러시아 대통령행정실이 보안 문제를 들어 일부 직원들에게 아이폰 사용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20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대통령행정실이 이달 초 모스크바 지역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소속 직원들에게 아이폰 교체 방침을 전달했다.

국내 정책, 공공 프로젝트, 정보통신기술 및 통신 인프라 개발 부서 직원들이 대상이다.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세르게이 키리옌코 행정실 제1부실장은 직원들의 아이폰 사용 금지 지침을 확정한 뒤 오는 4월1일까지 기기 교체를 완료하라고 지시했다.

한 소식통은 “오직 아이폰에 대해서만 그렇다”며 “이달 안에 사용 중인 아이폰을 자녀들에게 주든지, 버리든지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대통령행정실의 이번 조치는 아이폰이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서방 전문가 집단의 해킹 및 스파이 활동에 취약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대신 대통령행정실은 직원들에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스마트폰이나 중국산 스마트폰 또는 오로라OS 스마트폰을 구매하도록 권고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러시아 당국이 공무원들의 전자 통신을 규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러시아 당국은 공무원들에게 공적 활동 영역에서는 자국에서 개발한 문자 메시지 프로그램만 사용하도록 했으며, 화상회의 때도 ‘줌(Zoom)’ 대신 러시아산 화상회의 플랫폼을 이용하도록 했다.

현지 정치 애널리스트 니콜라이 미로노프는 그러나 이번 조치에서 정치적 동기는 없다고 봤다. 그는 “비우호적 브랜드에 대한 거부가 아니라 순전히 보안 문제에 따른 것”이라며 “정보 유출 위험이 없는 곳에서는 아이폰 등이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아이폰 제조사인 미국의 애플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발해 같은 해 3월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다.
권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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