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자금 1400억원 유치로 숨통 트인 베스핀글로벌··· 메가존 추격 박차?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국내 2위 클라우드 관리·서비스 기업(MSP) 베스핀글로벌이 대규모 중동 자금을 유치했다. 해당 자금은 국내 사업 강화 및 중동을 주요 거점으로 활동하는 합작법인 설립 및 운영에 쓰일 전망이다.
12일 베스핀글로벌은 아랍에미리트(이하 UAE) 디지털 서비스 기업 ‘e& 엔터프라이즈(구 에티살랏 디지털)’로부터 14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UAE의 이동통신 공기업인 e& 엔터프라이즈는 클라우드, 사이버보안,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전환을 위한 기술 분야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 중이다.
베스핀글로벌은 이번 투자 유치의 일환으로 e&엔터프라이즈와 함께 중동과 아프리카, 파키스탄 등을 주요 거점으로 활동하는 합작 법인을 설립한다. 지역 내 고객에게 클라우드 관리 및 운영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유치로 베스핀글로벌의 사업은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2022년 연결감사보고서 기준 베스핀글로벌의 누적 결손금은 1690억원에 달한다. 자본총계는 23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지기 일보직전일 만큼 기업 지속가능성에 적신호가 들어왔었는데, 이번 투자 유치로 당장의 급한 불을 껐다.
다만 1400억원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베스핀글로벌은 e& 엔터프라이즈 외의 투자자들과 전략적 인수 등을 목적으로 2000억원의 추가 투자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해당 투자까지 유치한다면 자금적인 문제는 대부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건은 올해 실적이다. 베스핀글로벌은 줄곧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2021년 매출 2276억원에 영업이익 –39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매출 상승률은 얼마나 될지, 적자는 얼마나 줄어들지가 관전 포인트다.
국내 1위 클라우드 사업자인 메가존과의 경쟁 구도도 주목된다. 메가존 역시 적자를 지속하고 있으나 베스핀글로벌과 비교하면 매출 대비 적자는 적은 편이다. 2022년 연결감사보고서 기준 메가존은 매출액 8862억원, 영업이익 –67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결손금은 642억원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베스핀글로벌은 이번 1400억원의 자금 중 절반가량은 국내 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메가존과의 차별점으로 자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에 힘을 싣는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베스핀글로벌은 멀티 클라우드 자동화 플랫폼 ‘옵스나우(OpsNow)’를 개발해 전면에 내세워 왔다. 이번 중동 자금 유치에도 옵스나우가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메가존 역시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CMP) ‘스페이스원’을 강조하는 중인데, 이 시장에서도 격돌이 예고된 상태다.
베스핀글로벌의 이한주 대표는 “베스핀글로벌은 e& 엔터프라이즈와 협력해 클라우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중동 및 북아프리카, 파키스탄 지역을 대상으로 꼭 필요한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e& 엔터프라이즈가 고객과 맺고 있는 유대 관계와 베스핀글로벌이 보유한 클라우드 전문성을 토대로, 해당 지역에서의 클라우드 도입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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