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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통은 이제 그만”…카카오 첫 데이터센터, 어떤 모습?

이나연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역대 최장기간 서비스 장애를 빚은 카카오가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재발 방지를 위한 인프라 확보에 나선다. 자체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인프라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데이터센터 한 곳이 완전히 멈추더라도 원활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19일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기자회견’에서 카카오 데이터센터 조성 현황과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홍은택 대표는 “현재 카카오는 4600억원을 투입해 내년 중 안산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완공할 예정이며, 시흥에서도 2024년 데이터센터 착공을 목표하고 있다”면서 “자체 데이터센터는 이번 사고를 교훈 삼아 방화, 내진과 같은 방재시설을 더 안전하게 구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부터 경기 안산시 한양대학교 에리카(ERICA) 캠퍼스 첨단산업단지에 카카오 제1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해당 센터는 전산동과 운영동이 분리된 시설이며 지하1층~지상6층 규모로 총 4000랙(데이터센터 서버 기초단위)을 확보한다.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일대에 지하2층~지상10층, 총 8000랙 규모의 제2데이터센터 건립도 추진한다. 구체적인 장소는 미정이며 현재 부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먼저 제1데이터센터는 안정적인 서버 운영을 위해 남안산 변전소로부터 4만킬로와트(㎾) 전력을 확보한다. 비상 상황으로 주전력 중단 사고가 일어나면 성포 변전소에서 예비 전력을 가동한다.

홍 대표에 따르면 제1데이터센터는 데이터와 인명 보호를 위해 스프링클러에 친환경 소화가스를 설치했다. 또 무정전전원장치(UPS)실과 배터리실을 방화 격벽으로 분리 시공해 배터리실에 화재가 나도 나머지 시설에 문제없이 작동하도록 설계를 마쳤다.

또 모든 전기판넬에 각각 화재 감지 센서를 설치해 스파크 발생 또는 온도 상승 때 즉각 1차 소화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내부 전기 합선 등에 화재가 날 경우, 밀폐된 공간에는 소화가스가 들어가지 못해 진화가 곤란하므로 UPS실, 배터리실 내 밀폐된 전기판넬에 개별 소화장치 설치해 조기 화재 진압이 가능케 했다.

특히 카카오 데이터센터는 UPS실, 배터리실의 완벽한 화재 진압을 위해 소화가스를 활용한 예비 시스템을 구축한다. 현재 모든 UPS실과 배터리실에 소화가스가 할당돼있어서 화재 확산으로 추가 소화가스가 필요할 때는 1층용 소화가스를 활용해 불을 초반에 효과적으로 진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한 진화 작업에 실패한 경우, 화재 발생 구간을 격벽으로 차단하고 냉각수를 채워 화염과 열기를 막는다.

카카오는 데이터센터와 소방서 간 협력체계를 구축해 전력 공급 중단을 최소화하는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에 소방당국과 맞춤형 화재 대응 매뉴얼을 공동 개발하고, 정기적으로 합동 모의 소방훈련을 할 계획이다. 전력 중단 없는 진화 작업을 대비하는 데 필요한 비용 전액은 카카오가 부담한다.

이 밖에도 카카오는 홍수, 해일, 태풍, 지진 등 자연재해로부터 데이터센터를 보호하기 위한 준비에도 힘쓴다. 먼저 홍수로 인한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지상 1층 바닥을 주변 지표면보다 1.8m 이상 높게 하고, 주요 전기 시설을 지상층에 배치해 안정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제1데이터센터 소재지가 역사상 해일이 발생한 사례가 없고, 시화방조제로부터 17.7km 이격돼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풍(풍하중) 대비를 위해서는 안산시 지역 최대 풍속 28m/s를 감안해 구조 설계에 반영했다. 지진 하중에 대한 법적 기준을 적용해 리히터(지진 단위) 6.0~6.5 이상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 설계도 한다.

홍 대표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이유에 관해 “근본적으로는 스스로 데이터센터를 자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은 데이터 상면 공간이 부족해 공간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홍 대표는 카카오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임을 시사했다. 홍 대표는 “(데이터센터 예산) 추가 편성은 많이 있을 수밖에 없다. 데이터 이중화가 부족했던 부분은 이중화하고 추가 상면 공간을 경기 성남 분당시에 마련하겠다”며 “무엇보다도 인프라, 인력 등 여러 가지 예산을 확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비용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

한편, 카카오는 첫 번째 데이터센터를 오는 2023년 9월까지 준공 후 2024년 1월 운영을 개시한다. 조성을 추진 중인 제2데이터센터는 2026년 10월 준공해 2027년 1월에 열 예정이다.

이나연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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