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로쿠'를 인수할까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미디어 플레이어 업체인 로쿠(ROKU) 인수를 통해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포브스 등 외신 매체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몇 주간 로쿠 내부에서 넷플릭스에 인수될 가능성이 언급됐다고 보도했다. 또 로쿠 직원의 자사주 거래 중지 조치가 이런 인수설에 힘을 실었다고 덧붙였다.
로쿠는 스트리밍 미디어 플레이어 업체다.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스트리밍 미디어 플레이어는 스트리밍 채널을 제공하는 스틱형 제품이다. TV나 노트북에 이 제품을 연결하면 이 업체가 제공하는 채널을 제공받을 수 있다. 구글 크롬캐스트나 SK브로드밴드의 플레이제트(PlayZ)가 대표적인 스트리밍 미디어 플레이어다.
여러 스트리밍 미디어 플레이어 중에서도 로쿠는 광고 기반 주문형 비디오(AVOD) 채널인 로쿠 채널(The Roku Channel)을 통해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는 북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트리밍 미디어 플레이어로, 2021년 1분기 기준 미국 내 로쿠 가입자는 총 6130만명이다.
이에 일각에선 최근 대규모 가입자 이탈을 경험한 넷플릭스가 로쿠 인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확실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로쿠의 하드웨어를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넷플릭스 콘텐츠를 노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광고 기반의 플랫폼 혹은 전략 또한 확보할 수 있다. 넷플릭스의 최고경영자(CEO) 리드 헤이스팅스가 올 1분기 실적 발표 직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광고 기반 요금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로쿠는 이미 로쿠 채널을 통해 성공적인 광고 지원 모델을 구축한 바 있다.
천혜선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미국의 경우 유료방송 요금이 비싸기 때문에 구글 크롬캐스트나 로쿠를 이용해 TV나 PC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청하는 사람들의 수가 많다”라며 “(넷플릭스가 로쿠를 인수한다면) 디바이스 연계성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고 스트리밍 관련 소프트웨어·하드웨어 특허권을 확보한다는 장점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수 효과와는 별개로, 업계는 넷플릭스의 인수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최근 넷플릭스가 비용 절감을 위한 전략 수정에 나선 가운데 인수를 위해 큰 비용을 쓰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넷플릭스는 최근 가입자 손실에 따라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한편 넷플릭스의 성장세는 최근 둔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1분기 기준 넷플릭스의 전 세계 가입자 수는 2억2164만명으로 직전 분기 대비 20만명 줄었으며, 2분기에도 넷플릭스는 200만명의 가입자를 잃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넷플릭스는 광고요금제를 도입하고, 가족 외 타인 간 계정 공유 금지를 검토하겠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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