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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알파, 자회사 물적분할 앞두고 노사 갈등…왜?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KT알파가 오는 9월 ‘알파DX솔루션(가칭)’ 출범을 추진하는 가운데, 노동조합과 갈등에 부딪혔다. 회사는 각 사업분야 역량 집중을 위해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기로 했다. 하지만 노조는 충분한 소통이 부재했고 고용안정성마저 위협한다는 주장이다.

13일 KT알파 노조는 서울 관악구 KT알파 본사 앞에서 AI·DX 사업 물적분할을 통한 자회사 설립 반대 집회를 열었다. KT알파가 장기적 성장을 위해 신설법인을 추진한다지만, 소속 구성원 대다수가 공감하지 못한 상황에서 충분한 소통 없이 회사가 일방적으로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KT알파 직원 수 약 700여명 중 AI·DX 사업 부문 직원 수는 약 120명이다.

노조 측은 “자회사 설립이 명분도 실익도 없을 뿐 아니라 조합원 생존권을 위협하는 구조조정 일환이라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다”며 “회사는 사전 충분한 설명을 진행하지 못한 게 공시법 때문이라고 변명하지만, 일방적 결정으로 상호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어떤 말도 믿을 수 없다”고 전했다.

앞서 KT알파는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AI·DX 사업부문을 단순 물적분할해 ‘알파DX솔루션’을 신설하기로 결의했다. 단순·물적분할은 모회사가 신설회사 지분 100%를 확보해 자회사로 두는 분리 방법이다. 즉 KT알파가 알파DX솔루션 지분 100%를 확보하게 된다. 오는 7월11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분할을 확정한다. 분할기일은 9월1일이다.

분할 신설회사는 이전과 같이 KT그룹 시스템통합(SI)·서비스운영(SM) 사업을 중점적으로 수행한다. KT알파는 T커머스 ‘K쇼핑’과 모바일상품권 ‘기프티쇼’를 중심으로 디지털커머스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분할 후 존속회사와 신설회사 모두 각 사업분야에 역량을 집중해 성장성 및 수익성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KT알파는 “구조조정은 전혀 계획에 없다”며 “분할신설회사는 ICT 기반 각 사업분야 전문화를 통해 핵심 IT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독립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노조가 이같은 회사 방침에 반대 의견을 내는 것은 절차상 부족함이 커서라는 지적이다. 더 나은 사업환경을 위해서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그에 따른 당위성이나 향후 비전에 대해 조합원들과 소통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진복 KT알파 노동조합 위원장은 “회사도 미팅이나 간담회 자리를 통해 설명을 하고 인위적인 구조조정 등은 절대 없을 것이라 언급하긴 했다”면서도 “이는 말뿐이고 이후 문서상이라던지 공식적으로 정해진 사안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자회사 설립 후 불이익을 받지 않을 수 있는 최소한의 보호장치가 없다는 의미다.

특히 KT 자회사 중 정보기술(IT) 전문회사인 KTds와 합병하는 안에 대해 공식·비공식적으로 다른 의견들이 들리면서 노조 불안감을 키웠다. 김 위원장은 “자회사 분할 이후에는 KTds와 합병을 한다고 얘기하지만, 이는 비공식적으로만 얘기하고 공식적으론 일절 언급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업계선 KT알파 물적분할을 그룹사 재편 과정 중 하나로 보기도 한다. 지난달 31일 구현모 KT대표가 정기주주총회 자리에서 지주형 회사로 전환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구 대표는 “지주형 회사로 전환엔 분명히 관심있다”며 “앞으로 사업구조 조정 측면에서 지주형 회사로의 전환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중간지주사 성격을 지닌 단일 계열사 아래로 유사한 그룹사들을 통합하는 방안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KT알파는 “물적분할 후 KT그룹 내 AI·DX 사업 계열사들을 재편하는 계획은 아직 없다”며 “다만 ICT 전문 역량을 가진 그룹사끼리 시너지는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어 노사협의체 구성에 대해 응해야한다는 노조 측 주장에 대해선 “노사협의체 구성 계획은 없다. 그러나 충분한 소통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간 공시법 등 현실적 이유로 말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이후 구성원들이 궁금해하는 상황들에 대해 최근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 설명회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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