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는 미래 모빌리티 R&D센터의 핵심 거점이다. 지난 8일 오후,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주요 분과 인수위원들과 함께 이곳을 방문했다.
안 위원장의 남양연구소 방문은 ▲전기차·수소전기차·자율주행차 ▲로보틱스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등 친환경차 및 미래 모빌리티 개발 현황을 공유하고, 미래 전략을 점검하기위한 차원이었다.
현대차그룹에선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연구개발본부장 박정국 사장, 전략기획담당 공영운 사장, 오픈이노베이션담당 지영조 사장 등이 안 위원장 일행을 맞았다.
이날 관심을 끈 것은 안 위원장이 남양연구소에 도착해 현대차 자율주행차인 ‘쏠라티’ 로보셔틀에 탑승해 행사장인 현대디자인센터까지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쏠라티’ 로보셔틀에 대해 현대차측은 주행 상황을 인지·판단 후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적용한 차량이고 소개했다. 아직은 시범 운용단계다. 지난해 세종시에서 시범 서비스를 진행했고, 현재 자율주행 테스트 베드인 남양연구소에서도 시범 운행되고 있다.
특히 이번 ‘쏠라티’ 로보셔틀 시승은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안철수 위원장의 각별한 관심에 따라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자율 주행’ (Self-Driving)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핵심 산업으로 ‘모빌리티’가 꼽힌다. 그 모빌리티 영역 중에서도 ‘자율주행’(Self Driving)은 핵심중의 핵심이다. 안 위원장이 관심을 갖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최근 KB증권은, 내비건트(Navigant Research)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글로벌 자율주행차 시장이 2020년 70.5억 달러(8조원)에서 오는 2035년 1.1조 달러(1300조원) 정도로, 매년 연평균 40%씩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테슬라, 애플, 구글, GM 등 글로벌 거대 기업들의 격렬한 기술 논쟁속에서도 완전 자율주행차 시장의 생태계는 날이 갈수록 빨라지고, 또한 견고해지고 있다. 여기에서 자칫 도태되면 거대한 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 경쟁에서 영원히 낙오될 수 밖에 없다.
단순히 '자율주행'이라는 기능상의 경쟁력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생태계이 명운이 달린 문제이다.
지금은 글로벌 자동차산업계가 전동화(EV)의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 시기가 지나면 결국 최후의 승부는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결정된다.
마침 이날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CEO)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텍사스 기가팩토리’ 오픈 행사에 나와 “완전자율주행(FSD, Full Sekf Driving)을 구현한 미래형 로보 택시(RoboTaxi)를 내놓겠다. 또 내년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이겠다”고 선언했다.
테슬라가 구체적으로 상용화 일정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관련 기술들이 매우 빠르게 전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테슬라는 현재 베타 버전 수준의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SW)를 이르면 연내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제시된 자율주행은 ‘인지- 판단-제어’를 중심으로 레벨 0-5단계로 구분되는데 ‘레벨3’이상 부터가 자율주행이다.
KB증권에 따르면, 현재 고속도로나 출퇴근 시간 등의 제한적 상황에서 자동차 스스로 차선을 변경하고 속도를 조걸하는 조건부 자율주행은 레벨3로 규정하는데, 이 조건의 범위가 매우 넓어 기술적인 차이가 크다. 운전자의 개입이 전혀 없는 단계가 ‘레벨 4’인데 아직 이 단계까지 상용화로 간 업체는 지구상에 없다.
현재 자율주행은 ‘점진적 발전’ 진영과 ‘혁신적 발전’두 진영에 의해 개발되고 있다.
테슬라와 모빌아이(Mobileye)등은 우선 주행 보조기술을 상용화한 후 레벨 3~5단계로 자율주행 개발을 진행하는 전략이다.
테슬라의 경우 인공지능과 같은 ‘자동차의 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엄청나게 많은 주행 데이터를 학습해야하고, 이를 통해 주행중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인지하고 대응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테슬라의 자율주행은 인간의 뇌과학(Neural Network)와 관련이 깊다. 이를 위하서는 지금보다 훨씬 더 진화된 AI 칩이 필요하다.
반면 반면 구글의 와이모(Waymo), GM의 크루즈 등 이른바 ‘혁신적 발전’ 진영은 광학 센싱기술을 이용해 레벨4 이상의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한 대표적인 기술이 '라이다'(LiDAR)이다. 라이다는 초당 수백만개에 달하는 빛을 주위로 발사하고 되돌아오는 시간을 이용해 거리를 측정하는 TOF(Time of Flight) 방식을 활용한다. 다만 고속 주행시 사용이 어렵고, 가격이 비싼것이 단점이다.
한편 이날 안철수 위원장 등은 로봇 개 ‘스팟’(Spot)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행사장에 입장했다. 스팟은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이다.
지난해부터 자동차 생산 현장 투입돼 안전관리 업무를 맡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화재 진압 현장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안철수 위원장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은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고 있는 반도체와 스마트폰을 이을 국가 전략산업이자 과학기술 중심국가 건설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안철수 위원장 등은 로보틱스(웨어러블 로봇·PnD 모듈·DnL모듈), AAM (S-A 구동 목업·VR 체험), 전기차(아이오닉 5 로보택시) 등 주요 기술 시연 및 전시를 참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