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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로나⑩] 반도체·스마트폰·TV·가전, 코로나 잔치는 끝났나

윤상호
- 외부 활동 증가, TV·가전 수요 둔화 부품 가격 하락
- 시장조사기관, 코로나19 수요 증발 장기 위축 우려
- 업계, 코로나19 수요 뉴노멀로 존속…SCM 문제로 이월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3단계에 걸쳐 점진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11월1일부터 일부 제한조치가 완화된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와 불안한 줄타기를 앞둔 상황이다. 코로나19가 뉴노멀을 불러 왔다면 단계적 일상회복 과정은 또 다른 뉴노멀의 촉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데일리>는 우리 산업계가 겪게 될 다양한 변수와 대응 방안, 그리고 디지털 전환을 통한 극복 방안 등을 모색한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정보기술(IT) 업계가 2021년 3분기 실적발표를 마무리하고 있다. IT 업계는 우려와 달리 코로나19로 호황을 누린 대표적 업종이다. 세계가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IT 기기 판매량이 성장했다. 완제품 수요 확대는 부품 필요 증가를 유발했다.

하지만 3분기 이들이 다시 불확실성을 화두로 꺼냈다. 일상 회복은 IT기기 확장 둔화로 완제품 축소는 부품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 그나마 있는 수요는 시스템반도체 부족과 물류 차질 등으로 성과로 연결하지 못했다.

시장조사기관과 업계 전망은 엇갈린다. 시장조사기관들은 장기간에 걸친 수요 감소를 예측하는 반면, 업계는 단기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내년 1분기까지 TV 생활가전 PC 스마트폰 등 주요 IT기기 수요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은 같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올해 하반기 TV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10%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PC 출하량을 전년대비 7.3% 감소한 2억2200만대로 예측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5세대(5G) 이동통신 시장 본격화에도 불구 부품 부족 등으로 성장이 제한적이라고 파악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지난 28일 2021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코로나19 보복소비(펜트업) 효과가 사라지고 있다고 동의했다. 외출이 늘어나면 TV 가전 등 집에서만 사용하는 제품은 판매량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메모리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도 내리막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10월29일 기준 PC용 D램 고정거래가격은 전월대비 9% 넘게 빠졌다. 낸드플래시는 4개월째 같은 가격을 유지했다. 옴디아에 따르면 55인치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평균판매가격은 7월 228달러를 정점으로 10월 143달러까지 감소했다.

의견 충돌 지점은 현상에 대한 해석이다. 시장조사기관은 장기 침체를 업계는 단기 반등에 무게를 실었다. ’수요‘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 것이 원인이다. 시장조사기관 등은 코로나19로 발생한 수요가 사라진다고 업계는 이월된 것으로 평가했다. ’코로나19 이전 수요로 회귀‘냐 ’코로나19 이후 수요로 추가‘냐의 판단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에 시장조사기관이 했던 수요 성장 예측이 하반기로 가면서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19년과 2020년 급격한 시장 변동 탓에 보수적 전망을 했기 때문”이라며 “내년의 경우도 데이터센터·5G 등 서버 수요 등이 충분하다”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LCD TV용 패널 가격은 하락하고 있지만 IT기기 수요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환 등이 진행 중이다. 비대면 근무, 원격 교육 등이 한꺼번에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당 기간 기저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전했다.

증권가는 시장조사기관보다 업계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분위기다. 주가 전망 등에 대한 조정 보고서가 많아졌다.

다만 이런 예측을 무색하게 만들 수 있는 변수가 만만치 않다. 코로나19 이전 미국 중국 갈등 심화가 여러 분야로 가지를 뻗었다. ▲원자재 가격 인상 ▲물류비 상승 ▲중국 전력난 등이 공급망관리(SCM) 전반 상황을 악화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 투자를 확정치 못했다. 기존 계획대비 변동성이 너무 크다. 올해 전체 투자와 내년 투자 규모 등에 대해 전망을 제시하기 힘들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LG전자는 “해상 및 항공 운임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라며 “원자재 가격은 분기별 인상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2022년에도 수급 불균형으로 지속 상승이 예상된다”라고 예상했다.
윤상호
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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