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최근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3’ 이용자 다수가 터치 인식 오류를 경험했다며 불편을 토로했다. 특히 내부 디스플레이의 스크롤이 느리게 작동하거나 버벅거리는 현상이 다수 발생했다. 자판도 문제였다. 입력이 안 되거나 원하지 않는 문자가 눌리는 등 문제가 일어났다.
삼성전자 공식 사이트인 삼성멤버스에는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게시글이 지난 18일부터 폭발적으로 늘었다. 불만이 지속되자 삼성전자는 삼성멤버스를 통해 25일 “사용 중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글을 전달했다. 사용자들의 사례에 대해 개선 방향을 검토 중이라며 상황을 설명했다. 불만 글이 늘어난 지 일주일만의 조치다.
스마트폰 불량 문제는 제조사가 겪어야 하는 숙명이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며 오류가 잦아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문제는 빠른 사후관리서비스(AS)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갤럭시Z폴드3의 출고가는 199만8700원부터 시작한다. 가장 가격대가 낮은 모델도 200만원대에 달한다. 고가의 제품임에도 오류에 대한 해결책을 일주일 동안 받지 못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답변도 해결책이 아닌 ‘검토 중’이라는 대답이다.
주변에서도 스마트폰을 구매한 직후 오류를 경험하는 사용자는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발열이나 터치 오류부터 통신 연결 장애 등 분야도 다양하다. 그럴 때 자주 등장하는 말이 있다. “뽑기 운이 없었다.” 제조사가 만든 수많은 좋은 스마트폰과 덜 좋은 스마트폰 중 덜 좋은 제품을 뽑은 스스로를 탓하는 말이다.
‘스마트폰 뽑기 운’이란 어쩌면 제조사가 해결해야 할 과제를 소비자의 운수로 돌리는 게 아닐까. 좋은 스마트폰을 뽑는 가장 첫 번째 방법은 모든 제품을 좋게 만드는 것이다. 만약 이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빠르고 신속한 AS가 뒷받침되면 될 일이다.
제조사는 소비자에게서 "이번에는 뽑기 운이 얼마나 따라줄까"라는 불안감을 덜어주고 "이 제조사는 뽑기 운에 맡기지 않아도 된다"라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야 한다. 멀리 보면 제조사와 소비자 사이의 신뢰를 쌓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