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대폰 621만대·소형가전 7만대로 메달 제작 - 국내 전자업계 역시 폐가전 수거 지속…지난해 90만대 이상 회수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일 년 늦게 개최된 2020 도쿄 올림픽이 지난 8일 막을 내렸다. 한국 선수들도 도쿄에서 스포츠 정신을 빛냈다.
올림픽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가 메달을 깨무는 퍼포먼스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탓에 여느 때와는 다른 시상식이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도 트위터를 통해 "이번 올림픽에서 수여된 메달은 먹을 수 없는 것임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라며 "메달을 깨물지 않아도 된다"라고 아쉬움을 달랬다.
이번 금메달을 '먹을 수 없는' 이유는 달라진 풍경을 반영했지만 또 다른 의미가 숨어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수여한 메달은 전자기기를 재활용해 제작했다. 조직위원회는 올림픽 이전에 휴대폰 621만대와 소형 가전제품 7만8985톤(t)을 수거해 메달을 제작했다. 버려진 가전제품이 선수들의 영광이 돼 돌아간 셈이다.
폐가전 재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국내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전 세계에서 폐전자제품 51만t을 회수했다. LG전자가 회수한 폐전자제품은 지난해 41만2117t이다. 회수된 폐가전은 주로 금속이나 플라스틱 같은 원료로 재사용된다.
그 어느 때보다 자주 세계 곳곳이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도쿄 올림픽 금메달은 '세계 1위'라는 배경을 차치하고서도 폐가전의 새로운 용도로 의미를 지닌다. 친환경이라는 단어가 '필환경'으로 대체되고 있다. 모두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또 다른 금메달을 고민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