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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1주기…‘승어부’ 이재용 부회장, 삼성 책임경영 속도낼까

윤상호
김부겸 국무총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9월 삼성청년소프트웨어아카데미에서 열린 '청년희망온 프로젝트 체결식'에 참석한 모습
김부겸 국무총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9월 삼성청년소프트웨어아카데미에서 열린 '청년희망온 프로젝트 체결식'에 참석한 모습
- 25일, 수원 선영 가족 중심 추모식 개최
-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 후 정중동 행보
- 현안 산적, 이 부회장 적극 행보 주문 목소리 커져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타개한지 1년이 지났다. 이 회장은 2020년 10월25일 6년여의 투병 끝에 유명을 달리했다. 향년 78세다. 창업주 고 이병철 삼성 회장에 이어 1987년부터 2014년까지 27년 동안 삼성을 이끌었다.

25일 삼성 등에 따르면 이 회장 1주기 추모 행사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과 삼성 사장단 일부만 참석한 가운데 경기 수원 선영에서 치러질 전망이다.

사내 행사 등은 별도로 진행치 않는다. 코로나19 유행과 삼성을 둘러싼 대내외 상황 등을 감안했다. 이 부회장은 현재 가석방 중이다. 경영권 승계 관련 재판과 프로포폴 투약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가석방 이후 9월 정부와 ‘청년희망온’ 프로젝트 체결 외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업계는 이 부회장이 언제까지 정중동 행보를 보일수는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 회장 시절 삼성은 ▲매출액 10조원 ▲영업이익 2000억원 ▲시가총액 1조원(1987년 기준)에서 ▲매출액 387조원 ▲영업이익 72조원 ▲시가총액 396조원(2018년 기준)으로 성장했다. 삼성 브랜드 가치는 세계 5위(2021년 기준)으로 올라섰다. 이 부회장 역시 이 회장을 뛰어넘는 성과가 필요하다.

이 부회장은 작년 12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최후진술에서 그가 추구할 삼성의 미래를 밝힌 바 있다. ▲촘촘한 준법시스템 ▲건강한 산업생태계 기여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기업 등이 ‘기업인 이재용이 일관되게 추구하는 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이 회장 영결식 추도식에서 나왔던 ‘승어부(勝於父)’를 환기했다. 승어부는 ‘진정한 효도는 아버지를 능가한다’는 의미다.

이 부회장의 승어부는 삼성의 성과와 결실은 계승 발전하고 과거의 잘못과는 단절하고 신뢰를 쌓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삼성을 맡은 후 삼성은 무노조 경영을 폐기했다. 준법감시위원회를 만들어 준법 경영을 강화했다.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은 지난 8월 2023년까지 240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이중 180조원을 국내에 집행한다. 반도체와 바이오 분야에 집중한다. 반도체는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 바이오는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기 위해 돈을 쓴다. 지난 9월에는 향후 3년 동안 일자리 7만개를 만들기로 했다.

문제는 실행력이다. 발표는 했지만 후속조치가 아직이다. 세계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 갈등은 심화했다. 글로벌 공급망 혼란은 여전하다. 코로나19 세계적 유행(팬데믹)도 잡히지 않았다.

반도체만 해도 삼성전자는 미국 20조원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투자만 정했을 뿐 부지 선정도 못했다. 삼성전자 경쟁사 TSMC와 인텔은 이미 신규 공장을 착공했다. 삼성전자의 굵직한 인수합병(M&A)은 2017년 이후 새소식이 없다. 이 부회장 미국 출장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지배구조 개선과 조직 쇄신도 숙제다. 삼성은 순환출자 체제다. 삼성 관계사 전체를 통합 관리할 콘트롤타워가 없다. 아울러 그동안 이 부회장의 부재로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못한 인사와 조직개편도 이뤄져야 한다.
윤상호
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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