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태움’ 구태, AI로 해결?… 급박한 병원 현장 문제 해결하려면
[디지털데일리 강민혜 기자] 간호사들의 '태움' 문화를 정보통신(ICT) 기술로 타개할 수 있을까.
한동수 간호사연구소 대표(사진)는 이를 실현하려 노력 중이다. 최근 IT서비스 업체 포휠즈와와 업무협약을 맺었고, 간호사연구소만의 관련업계 데이터와 포휠즈의 기술을 더해 스마트 너싱 시스템(Smart Nursing System) 구동을 목표로 연구 중이다.
‘태움’이란 선임 간호사가 후임 간호사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규율과 괴롭힘을 지칭하는 용어로, 시급히 개선돼야할 의료산업계의 문제중 하나로 지적돼왔다. 한 대표는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AI를 이용한 태움 관행의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한 대표는 인제대 대학원에서 정신간호학 전공 박사를 수료했다. 정신전문간호사, 정신건강간호사 2급이며 울산대학교 간호학과 겸임교수, 인제대학교 간호대학 외래교수로 일하고 있다. 부산 지역 남간호사들의 권리 증진 민간단체가 지난해 이름을 바꾼 더나은간호협회의 회장도 맡고 있다.
◆ 시간 부족한데… 판단력·문제해결능력, 사람에게만 의존하는 게 답일까?
정신건강을 전공한 한동수 대표가 간호 AI에 대한 사업 아이템을 처음 생각한 시기는 지난 2020년 12월이다. 간호학과 교수로 일하며 학교와 병원 현장의 거리가 있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간호와 병원에서 요구하는 간호의 차이, 즉, 학교에서 배운 간호를 병원에서 왜 적용하는데 어려움을 느낄까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 것. 또한, 현장서 요구되는 능력이 많아 사직률이 높은 것도 한 대표가 AI 연구를 시작한 지점이다.
예를 들어, 병원 현장(임상)에서는 입원한 환자가 만약 통증·구역감 등 증상을 호소한다면 간호사는 이렇게 대응한다. 증상의 정도·빈도·양상·증상을 초래하게 된 원인이 무엇일지 등에 대해 간호 사정을 하여 데이터를 토대로 판별을 시작한다.
조금 더 지켜보고 다시 환자 상태를 확인할지, 지금 당장 담당의에게 알려서 추가 검사나 필요한 약물 등에 대한 처치를 받을지를 1차로 판단하는 것이다.
즉, 환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1차적으로 해결하는 역할이 병원에서 가장 많이 하는 간호사의 역할이라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임상의 간호사에게는 판단력과 문제해결능력이 필수다.
한 대표는 “간호사들은 대개 3교대로 근무한다. 그나마도 인력이 부족하면 추가 근무를 하는 등 병원 업무를 해내기도 벅차다”며 “퇴근하고 쉬는날에 적응을 위해 공부까지 해야 하다니 너무 힘든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소진되어 사직을 많이 하게 되는 건 아닐지 고민했다”고 AI에 관심을 가진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교육을 담당하는 간호사들도 교육만 하는게 아니라 간호사업무는 그대로 다하면서 동시에 교육을 담당해야 하다보니 얼마나 부담이 심할까 싶었다. 사람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업무 강도가 높은 상황서 급박한 현장을 교육하려면 신규 간호사와 프리셉터 간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환자에 대한 판별 능력을 기르려면 공부가 필수인데, 그 시간이 현실적으로 없으므로 신규 간호사의 사직률이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 현업을 AI로 대체… 아직은 연구 단계에 불과
한동수 대표는 태블릿 PC 활용을 통해 간호사의 고민을 줄이는 걸 목표로 한다. 언제든지 손 안에 프리셉터 간호사가 있다면 사직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AI가 간호사 대신 환자의 상태를 판별, 어떤 간호를 필요로 하는지 알려주는 일종의 간호 알고리즘을 제작하는 방법을 통해서다.
이 때문에 간호와 IT를 융합하기 위해 자문을 구했다. 주위 간호사들에게 아이디어를 받았고, IT서비스 업체 등에 조언을 얻었다.
구체적으로, 간호 AI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진행하기 위해 전호웅 간호사교육연구센터 대표에게 아이디어에 대한 구현을 함께 해볼 것을 제안했다. 전 대표는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 10년 경력 간호사라는 게 한 대표의 설명이다. 두 사람은 간호 알고리즘 구현을 위해 연구를 진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후 지난 2020년 6월, 부산에 스타트업 간호사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소의 구성원은 임상 연구팀은 대표를 포함해 10년 임상경력 간호사 한 명, 6년 임상 경력과 석사 학위 간호사 한 명, 5년 임상 경력 간호사로 구성했다.
연구소 운영팀으로는 간호사와 사무 담당 직원이 각 한 명씩 합류했다. 그리고 홍보마케팅 담당으로 두 명의 직원이 있다.
프로그램 개발 및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자문위원단을 두고 있는데 자문위원단은 임상(18명)과 탈임상(14명)으로 구성돼 있다.
임상에 소속된 간호사들은 대학병원, 상급 종합병원, 종합병원, 미국 현지 임상간호사 등이 소속해 있다.
탈임상 분야는 간호사 출신 출판사 CEO, 간호용품 쇼핑몰 CEO, 간호직 공무원, 공단 소속 간호사, 연구 간호사, 심리 상담 간호사, 간호학과 교수 등 간호사 경력을 보유한 다양한 직업군의 전문가들이 포함돼 있다는 게 한 대표의 설명이다.
이들이 많은 기술 중에서도 AI 기술에 착안한 이유는 간호의 특성과 빅데이터 기반 AI기술이 가지는 특성이 비슷해 잘 융합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타 산업과 상대적으로 다른 간호의 특성은 다양한 환자를 많이 만나서 환자 마다의 불편감, 증상 등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경험치를 쌓을 수록 훨씬 더 정확하고 신속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 간호 알고리즘, 어떻게 꾸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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