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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오디세이 / 병원, ‘스마트’해지다 ③] 이제 '데이터 의료' 시대로 진입

강민혜

(표=고려대학교의료원 정밀의료사업단 제공)
(표=고려대학교의료원 정밀의료사업단 제공)

[디지털데일리 강민혜 기자] 병원 밖 기술 활용 빈도가 높아지고 의료기관·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료기기 제조 업체·정부 등 의료계 내외부 협업이 강화됨에 따라 협업을 위한 각 이해관계자들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스마트 병원 개념이 확산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본래 병원 내에서 활용하던 병원정보시스템(HIS, Hospital Information System)이 지난 1970년대에 도입된 이후 명칭히 노후화됐고 이후 ICT 기술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 병원의 시대가 왔다. 하지만 최근엔 현재의 의료 정보화를 포함해 대내외가 연결된 의료 생태계를 스마트 병원으로 구별하고 있다.

페이퍼리스(Paperless, 종이를 없애는 것)·슬립리스(Slipless, 용지를 없애는 것)·필름리스(Filmless, 필름을 없애는 것)·차트리스(Chartless, 차트를 없애는 것)가 2000년대까지 순차·동시 진행된 데 이어 2010년대까지 이 네 가지를 모두 통합해 없애는 방향이 가속화됐다. 2010년대까지의 네 가지 리스(없애는 것을 말하는 접미사, less) 움직임을 디지털 병원으로 부른다.

최근에는 네 가지를 없애는 시스템을 좀 더 공고히 만들고 의료계의 경계까지 없애는 바운더리스(Bounderless)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경계까지 없애는 바운더리스를 스마트병원으로 구분한다. 디지털 병원의 진화 형태가 스마트병원으로 읽히는 셈이다.

KT의 병원 혁신 관련 5G망 지원 방안 홍보 이미지.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일뿐 기사 내용과 직접 연관된 바 없다. (사진=KT 유튜브 채널 영상 화면 캡처)
KT의 병원 혁신 관련 5G망 지원 방안 홍보 이미지.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일뿐 기사 내용과 직접 연관된 바 없다. (사진=KT 유튜브 채널 영상 화면 캡처)

외부 기술과의 협업에 따라 환자를 위한 정밀의료 등을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효과 중심으로 발전하는 셈이다. 즉, 디지털 병원이 스마트 병원으로 가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4월 소프트웨어 기업 IBM의 의료 시스템 왓슨에 대항마로 만든 인공지능(AI) 기반 정밀의료서비스 2.0을 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국내 의료진이 개발한 AI 정밀 의료 솔루션으로 진단정보·생활패턴 등에 기반해 환자의 상태를 진단, 관리한다.

보건복지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고려대의료원을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병원정보시스템(P-HIS) 도입을 선포, 올해부터 본격 구축 준비에 들어가는 등 국책사업을 펼치는 것도 클라우드 기반 의료 정보 관리를 용이하게 만들어 궁극적으로는 소외지역에 있는 환자에게까지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목적이다.

P-HIS의 P는 정밀의료(Post, Precision, Personalized)를 가리킨다. 보다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료데이터를 확보하겠다는 속내다.

정부는 P-HIS 개발 사업을 위해 지난 2017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연구를 맡길 기관을 찾았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 데이터 3법을 고치면서 의료정보의 학술적 활용, 정밀의료병원정보, AI의사 등 산업에의 활용 가능성을 열었다.

고려대의료원은 환자에게 기술 기반 혁신으로 새 진료를 내릴 시대를 기다린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일뿐 기사 내용과 직접 연관된 바 없다. (사진=고려대의료원 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고려대의료원은 환자에게 기술 기반 혁신으로 새 진료를 내릴 시대를 기다린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일뿐 기사 내용과 직접 연관된 바 없다. (사진=고려대의료원 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구체적으로는, 데이터 3법으로 불리는 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법·신용정보보호법을 개정했따. 4차 산업혁명에 맞춰 개인정보보호 관련 법이 부처별로 분산돼 발생한 중복 규제를 없앴다.

환자 데이터의 경우 민감정보로 분류되므로 의료 데이터 활용에 어려움이 있어, 이를 가명정보화해 활용할 수 있도록 개념을 분리했다. 환자의 동의 없이도 가명 정보 기반 환자 진료 데이터 등을 연구에 활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다만 가명정보를 환자 동의 없이 타 병원과 교류하는 등의 세부 상황에 대한 가능성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아, 의료 업계에선 관련 규정도 마련되길 기다린다는 후문이다.

가치 측면에서 디지털 병원이 추구하는 것보다 스마트 병원의 목표가 더 포괄적이며 경계가 없어지는 셈이다. 이는 의료 내외부 인프라를 통한 환자, 즉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 제공을 위한 방향으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단순 업무 자동화에 따른 효율성 강조뿐 아니라 환자 동의를 얻은 의료의 본질적 혁신을 가능케 함으로써 환자에게 도움되는 것이 목표인 셈이다.

기존에는 진료기록의 단순 확인에 그친 기록이 스마트 병원화된 후엔 건강 상태 모니터링에 따른 관리를 용이하게 만든다.

기존엔 기록에 의존해 단순 환자 정보를 확인하는데 그쳤던 것이 스마트 병원화 이후엔 AI 의사를 통한 진단이 가능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핵심은 1~3차 병원의 의료체계 공유"라며 "스마트 병원화되면서 환자의 데이터를 공유하고 어떤 시스템으로 진단을 받았는지, 실시간 상태는 어떤지 모니터링하는 정보를 병원 간에 공유한다면 소외 지역에 있는 환자들도 각자 진단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강민혜 기자> minera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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