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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상륙에...e커머스, ‘해외직구’도 격전지로

이안나

- 올해 해외직구 거래액 6조원 돌파 전망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성장한 곳 중 하나는 해외직구 시장이다. 설상가상으로 글로벌 최대 e커머스 업체 아마존이 11번가와 손잡고 국내 진출한다. 수요 선점을 위해 국내 e커머스 업체들 역시 해외직구 관련 상품군·편의성을 강화하는 추세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TV·청소기 등 대형가전에 치우쳤던 해외직구 상품 구매 품목이 패션·생활용품·식품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해외직구 거래액은 지난 2018년 2조9717억원에서 지난해 4조1094억원까지 확대됐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약 1.5배 성장한 6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올해 2분기 해외직구 구매액은 1조121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6% 증가했다. 전년동기대비 가전·전자·통신기기는 12%가량 감소한 반면 의류(30.4%), 음식료품(23.3%)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해외여행이 어려워져 해외직구 쇼핑족이 급증하고 e커머스 업체들이 배송·언어 등 불편했던 점들을 개선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해외직구 시장에선 선두업체가 부재한 상황에서 '직구족'들을 붙잡기 위한 업체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모델명이 확실한 가전이나 의류들이 많았는데 최근엔 쿠키·젤리 등 식품들도 증가했다”며 “배송비를 무료로 하거나 구매한 지 며칠 이내 반품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11번가는 이달 말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새롭게 선보인다. SK텔레콤이 아마존과 지분투자 약정을 맺은 지 9개월 만이다. 2분기 기준 해외 직접 구매액 비중을 보면 유럽(23%), 중국(21%)보다 미국(43%)이 압도적으로 높다. 11번가는 아마존을 통해 평소 해외직구 절차에 대한 복잡함과 어려움으로 장벽을 느꼈던 소비자들을 공략할 전망이다. 아마존 해외 사이트는 PC 웹사이트와 달리 모바일 앱에선 결제 통화를 원화로 선택할 수 없고 반품 관련 정보를 직접 제공하지 않아 반품 정책을 명확히 인지하기 어려웠다.

쿠팡은 직매입 방식을 통해 2주 가까이 걸리던 해외직구 배송 기간을 대폭 줄였다. ‘로켓직구’로 상품을 주문하면 평균 3~4일, 도서 산간지역도 7~10일 내 받을 수 있다. 지난 6월엔 해외직구 통관 속도를 더 높이기 위해 관세청과 ‘전자상거래 통관물류체계·효율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17년 로켓직구 서비스 론칭 시 미국 상품만 판매하던 쿠팡은 지난 3월 취급 품목을 중국으로 확대, 현재 홍콩 상품소싱을 위해 현지 인력을 채용 중이다. 건강식품·출산유아동·뷰티·주방용품·가전디지털 등 12개 카테고리로 구분된 약 700만개 상품 수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옥션·G9에서 고르게 해외직구 상품 기획전을 진행한다. G마켓·옥션엔 해외직구 전문관 외에 몰테일·오플닷컴 등 전문몰들이 입점해 있고 유럽 주요국 현지 백화점과 아울렛 상품을 소싱해 선보였다. 일부 상품엔 스마일배송으로 일주일 내 상품을 전달한다. 스테디셀러 상품이나 기획전 상품 중심으로 물류센터에 미리 보관해두기 때문에 가능하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G9는 해외직구 특화 쇼핑몰로 정했다. 향후 직구 상품을 절반으로 늘리고 국가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롯데온도 최근 해외 직구 시장이 커지면서 직구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관련 셀러 확보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엔 명품 라인업 확대를 위해 ‘엘부티크 해외직구 서비스’를 열었다. 이 서비스는 롯데온이 현지에서 명품을 직접 구매 후 발송하는 방식이었다면 최근 셀러들이 입점해 팔 수 있는 오픈마켓으로까지 규모를 확장한 것. 단 취급 상품군에서 차이가 있다. 최근 롯데온은 육아 커뮤니티에서 유명한 ‘압타밀’·‘힙’ 등 수입분유와 수유용품 특별전을 진행했다.

e커머스에서 판매하는 해외직구 상품은 소비자가 직접 해외사이트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환율에 따라 가격이 변동하기 때문에 이러한 영향을 받지 않는 적정 가격선을 정하고 관세·부가세 등이 포함돼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 대신 배송 상황을 사이트에서 추적할 수 있다는 점, 보다 신뢰할 수 있는 판매자 및 경로를 통해 상품이 배송된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외직구는 인기 상품들에 쏠리는 경향이 있어 무작정 많은 상품군을 보유하는 것보다는 저렴한 가격과 배송 기간이 경쟁력이 될 수 있다”며 “e커머스업체들이 해외직구를 강화하면서 ‘해외직구족’들이 더 많이 생겨날 것”이라고 전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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