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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네이버‧쿠팡 ‘훨훨’...e커머스 승자독식 드리우나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e커머스 시장 활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각 업체가 받은 수혜는 고르게 돌아가지 않았다. 올해 2분기 네이버‧쿠팡 등 1‧2위 업체 매출은 급증했지만 그 외 기업들은 기대 이하 성적표를 받았다. 승자독식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도 일부 업체들은 다양한 방식의 합종연횡을 통해 반등 기회를 노리고 있다.

13일 쿠팡은 올해 2분기 매출액 44억7800만달러(약 5조18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1% 증가했다. 이 기간 활성고객 수는 1700만명으로 전년동기대비 26% 증가, 고객 당 수익도 263달러(30만4000원)로 36% 늘었다. 다만 지난 6월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순손실 6000억원을 기록했다. 쿠팡은 “로켓프레시 매출은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쿠팡이츠도 직전 2분기 대비 3배가 됐다”며 “두 사업 모두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 네이버‧쿠팡, 규모의 경제 이루고 생태계 확장


네이버 역시 커머스 부문 매출 365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2.6% 성장했다. 스마트스토어 수는 전년보다 32% 증가한 46만개를 넘어섰고 브랜드스토어는 450여개로 확대돼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5배 커졌다.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쇼핑라이브 매출도 17배 늘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생필품과 관련된 커머스 시장 성장이 두드러지는데 그동안 부족했던 라인업을 이마트와 함께 보강해 신선식품과 빠른배송 등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쿠팡은 지난해 기준 국내 e커머스 시장 점유율(거래액 기준) 17%, 13%로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e커머스는 플랫폼 특성상 점유율이 높을수록 규모의 경제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판매자‧소비자들이 많이 모일수록 고정비용이 절감되고 부가수입이 생길 여지도 많아지기 때문. 실제 쿠팡은 이번 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규모의 경제 선순환 효과인 ‘플라이휠’이 신사업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도 연초 제시했던 거래액 25조원은 무리 없이 달성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e커머스 경쟁력이 배송 서비스에서 판가름 나는 추세인 만큼 두 회사는 하반기 ‘물류‧배송 생태계’를 확장하는 움직임이다. 쿠팡은 쿠팡이츠‧로켓프레시 확장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한편 오픈마켓 판매자들 대상 풀필먼트 서비스 활성화도 계획하고 있다. 일본‧대만 중심으로 해외진출도 계획 중이다. 네이버도 택배회사들과 손잡고 주문 이후부터 배송까지 관리하는 온라인 풀필먼트 플랫폼 ‘NFA’를 오픈했다. 지난 10일 카페24와도 지분을 교환하며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들 성장을 돕고 해외시장까지 내다보고 있다.

◆ 롯데온‧11번가 상반기 ‘기반다지기’…하반기 반등 꾀해


1‧2위 사업자들이 광폭적인 행보를 보이는 동안 중위권에 속하는 11번가와 롯데온은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작년 거래액 기준 11번가와 롯데온 점유율은 6%, 5%다. 11번가는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 늘어난 1329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롯데온은 매출 29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0.4% 하락했다. 반면 영업손실은 각각 140억, 610억원으로 적자폭을 키웠다. e커머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비용이 발생한 결과다.

다만 두 회사는 지난 상반기를 본격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시기로 인식했다. 롯데쇼핑은 롯데온에 대해 “비즈니스 모델 변경과 계열사 수수료 회계기준 변경으로 매출액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지난 4월 이베이 출신 나영호 대표를 수장으로 선임하고 최근 백화점‧마트사업부 내 온라인 담당인력도 e커머스 사업부로 통합했다. 시스템 안정화에 비용을 늘리고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만큼 3분기부터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11번가도 이달 말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연다. 지난해 11월 사업협력 추진 계획을 발표한 지 약 10개월만이다. 복잡했던 해외 직접구매(직구) 상품 절차를 편리하게 만들 전망이다. 차별화된 상품군 확보는 물론 배송기간도 짧아진다. 11번가 관계자는 “상반기 빠른 배송과 라이브방송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며 “배송 분야에서 더 좋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상품 직매입 비중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 SSG닷컴‧카카오, 거래액 작지만 규모의 경제로 급성장 전망


직매입과 오픈마켓을 병행하는 SSG닷컴은 올해 2분기 매출 349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1% 성장했다. 영업손익은 다소 감소했지만 상반기 합산 전년대비 38억원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총거래액(GMV)는 2분기 19% 성장하며 2조5806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광고와 거래형 커머스로 이뤄진 톡비즈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52% 성장한 3905억원이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과 카카오는 작년까지 전체 e커머스 시장에서 존재감이 극히 미미한 편이었다. 교보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양사 점유율은 2%에 채 미치지 않는다.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업계 3위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했고 카카오가 분사했던 카카오커머스를 다시 합병한 것. 업계에선 이를 두고 본격적인 e커머스 진출을 위해 빠른 시간 규모의 경제를 이루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당장은 성장률이 더딘 것처럼 보이지만 SSG닷컴이 이베이코리아와 시너지를 내고 카카오가 커머스 사업을 본격화하면 금세 ‘규모의 경제’를 이뤄내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SSG닷컴은 성장 가속화를 위해 2023년 목표했던 상장 시기를 앞당겨 이날 상장 주간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주요 증권사에게 발송했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SSG닷컴 등 이제 막 성장 단계에 진입한 업체들은 성장률이 급격하게 오를 수 있지만 오히려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중위권 업체들은 그만한 성장속도를 이루기 어렵다”며 “상위권 업체들은 계속 격차를 벌리려 하고 나머지 기업들은 몸집을 불려 따라붙으려는 현상이 한동안 계속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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