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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도 콘텐츠 차별화...메타버스·가상인간 ‘주목’

이안나

- 디지털 스튜디오부터 가상인간까지 고려하며 MZ세대 공략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아바타를 통해 쇼핑호스트에게 상품 설명을 듣고 방송 스튜디오를 구경한다. 혹은 ‘버추얼 인플루언서’로 불리는 가상인간이 쇼핑호스트로 나서 상품을 판매한다. 가상현실을 접목한 새로운 홈쇼핑 경험이 이제 미래 이야기만은 아니다. 소비자 주목을 끌기 위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연구하는 홈쇼핑 업체들이 변화를 시도 중이다.

20일 홈쇼핑 업계는 비대면 쇼핑 확대와 디지털 전환이라는 시류에 맞춰 신기술을 덧입힌 새로운 서비스들을 시도하고 있다. 3차원 가상공간을 뜻하는 메타버스 서비스에 더해 ‘버츄얼 인플루언서’ 가상인간을 내세운 상품 방송도 선보일 계획이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가상인간이 쇼핑호스트가 돼 상품을 판매하는 사례가 조만간 나올 것”이라며 “당장 시장성이 있거나 수익이 나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라는 방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홈쇼핑 업체들은 성숙기에 접어든 TV홈쇼핑을 넘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모바일에선 e커머스 기업들이 합종연횡을 거듭하며 세를 키우고 홈쇼핑 진행 방식과 유사한 라이브커머스가 대중화되는 상황. TV홈쇼핑 플랫폼 역할을 하던 케이블TV 업체들도 실증특례를 부여받고 방송으로 지역 특산품들을 직접 판매하기 시작했다. 홈쇼핑 업체들은 더 이상 그들끼리의 경쟁이 아닌 커머스 시장에서 무한경쟁하는 처지에 놓였다.

차별화된 콘텐츠를 고심하는 홈쇼핑 업체들은 메타버스에 주목하는 건 높은 잠재성 때문이다. 메타버스는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을 활용한 세계에서 사람들 간 교류가 이뤄지는 차세대 플랫폼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PwC에 따르면 가상증강현실(VR/AR) 등 메타버스 관련 기술 시장은 2019년 455억달러(약 50조원)에서 2030년 1조5429억달러(약 17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MZ세대 참여율이 가장 높아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디지털에 익숙한 이들의 소비 패턴까지 바꿀 가능성이 있다.

중장년층에서 MZ세대로 주요 타깃층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홈쇼핑사들 역시 메타버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당장 실현가능한 VR·AR 콘텐츠를 TV나 모바일에 먼저 선보이면서 메타버스 서비스 진출을 준비 중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19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VR기술을 활용한 가상 캠핑장을 선보였다. 실제 캠핑장을 본떠 테마별 공간을 조성하고 각종 인테리어 소품과 실제 판매 상품을 배치했다. 고객은 모바일 앱을 통해 가상 캠핑장을 둘러보며 상품 정보 확인 후 구매도 할 수 있다. 연내 ‘메타버스 쇼핑 플랫폼’도 구축한다. 고객이 아바타를 통해 쇼호스트와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방송 스튜디오와 분장실 등 홈쇼핑 가상 체험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GS홈쇼핑과 합병한 GS리테일은 메타버스 원조격인 싸이월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우선은 쇼핑 채널을 연동하는 수준이지만 향후 가상현실에서 움직이며 쇼핑할 수 있는 방안들을 검토 중이다. 새로운 쌍방향 소통의 한 축으로 개편되는 플랫폼 방향에 맞춰 콘텐츠를 구성하고 다는 계획이다.

T커머스 업체인 SK스토아도 현재 2차원적 디지털 스튜디오를 시작으로 이미 다음단계인 혼합현실(XR)스튜디오를 준비 중이다. 카메라 관점에 따라 공간 자체가 움직이기 때문에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

또다른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커머스 시장에서 상품 정보 제공 방법은 텍스트로 시작해 이미지와 짧은 영상으로 왔고 이젠 고객이 직접 체험하는 느낌을 주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라이브커머스 양방향성 장점을 요즘 TV에서 간접적으로 구현하는 것처럼 변화된 환경을 받아들이고 기술적으로 구현하고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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