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1세대 e커머스 인터파크가 인수합병(M&A) 시장 매물로 나왔다. 국내 e커머스 시장이 ‘규모의 경제’를 이룬 대형 기업들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더 이상 자체 성장만으론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3일 인터파크는 NH투자증권을 주간사로 선임하고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외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유통·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대주주 이기형 대표이사 및 특수관계자 지분(28.41%) 등이 매각 대상으로 언급된다. 인터파크 시가총액은 전일 기준 4587억원이다. 이 대표와 특수관계자 지분 가치는 약 1300억원에 달한다.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선 네이버·쿠팡 등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거나 합종연횡 방식으로 동맹을 맺어 몸집을 키우면서 경쟁구도를 재편하는 중이다. 인터파크가 매물로 나온 것은 대형 기업들 사이에서 지속 성장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된다.
인터파크는 지난 1997년 설립된 국내 1세대 e커머스 업체다. 국내 최초 온라인 종합쇼핑몰로 지위를 다지기도 했으나 옥션·11번가 등 경쟁업체들이 많아지면서 인터파크는 2008년 자회사 G마켓을 매각하고 공연·여행·도서 분야 등 문화 플랫폼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하지만 이후 네이버·쿠팡 등 후발주자들이 급성장하고 코로나19 여파로 공연·티켓·여행상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인터파크 국내 점유율은 업계 추정 2%대로 떨어졌다. 인터파크 지난해 매출액은 3조1692억원으로 전년대비 7.1% 줄었고 영업손실은 112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상품이 여행·공연에 쏠려있는 만큼 대부분 e커머스 업체들이 코로나19 수혜를 입을 때 반대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
다만 코로나19 장기화 및 백신 접종 확산으로 다시금 공연·여행 수요가 조금씩 회복되면서 재기를 준비 중이었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해외여행이나 체육관에서 진행하는 대형 콘서트는 진행이 어려웠지만 국내 숙박업은 인기를 유지해왔다. 뮤지컬 공연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70% 정도 수요를 회복했다. 또한 국내 e커머스가 재평가 된 올해가 몸값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시기로 언급되고 있다.
인터파크가 e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낮지만 공연·티켓 예매분야 시장점유율은 70%에 달한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업계에선 네이버·카카오부터 11번가, 롯데 등 e커머스를 운영하는 대기업까지 다양한 인수 후보군이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