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인프라

‘ESG’ 경영,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운영 전략에도 후폭풍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인 ESG가 최근 글로벌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빠르게 기업 평가의 주요 지표로 적용되고 있다. 특히 국내외 주요 기업의 ESG 경영 핵심이 친환경 전략으로 모아지면서 데이터센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주목된다.

‘전기먹는 하마’라고도 불리는 데이터센터는 서버와 네트워크, 스토리지 등 핵심 IT장비를 제공하는 통합 관리 시설로 데이터 경제 시대에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운영하기 위해선 막대한 양의 전력이 필요하다.

현재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들은 서버 등 IT기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을 냉각시키는데 소비되는 에너지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SG 경영기조와 맞물리면서 이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러는 에너지 절감과 탄소배출량 감축 등을 위한 최신 IT기술 적용은 물론 재생에너지 활용, 관련 기업 투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경우, 새로운 액체 냉각 기술을 테스트 중이다. 이는 비트코인 채굴작업에 사용되던 침수 냉각 기술로, 서버를 냉각 유체 탱크에 담궈 열 밀도를 낮추는 것이 특징이다. 밀폐형 탱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탁월한 전력 효율성을 제공한다.
MS가 테스트 중인 액체냉각기술
MS가 테스트 중인 액체냉각기술
앞서 MS는 ‘프로젝트 나틱’을 통해 해저 데이터센터 현실화를 확인한 바 있다. 지속적으로 시원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중 데이터센터를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여 친환경 운영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수소 연료전지 사용과 비상전력시스템에서의 디젤 연료 사용 제거 등을 MS는 공격적인 탄소저감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MS가 이전과는 다른 종류의 미래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부, 아마존웹서비스(AWS)도 거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탄소배출을 위해 재생에너지 활용은 물론 저전력 서버 프로세서 개발 등에 주력하고 있다. 아마존은 MS, 유니레버 등과 함께 2019년 파리기후협정을 10년 앞당겨 달성하겠다는 ‘기후 서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파리협정의 목표연도보다 10년 앞당긴 2040년까지 탄소배출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아마존은 최근 총 발전용량 3.4GW에 이르는 26개의 신규 풍력 및 태양광에너지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지난해 재생에너지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400%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AWS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건설에 사용되는 시멘트에 친환경 보충제 SCM 사용을 늘리기 위해 캐나다 스타트업인 카본큐어에 투자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 역시 에너지를 적게 소비하고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친환경 데이터센터 운영 노력을 기울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기존보다 전력을 적게 소모하는 차세대 D램 DDR5 양산과 저전력 SSD를 통해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고 밝혔다. 저전력 제품 공급을 통해 2022년까지 탄소 배출량 650만 톤을 줄이겠다는 목표다. 또, 이를 위해 지난 1월엔 친환경 채권 그린본드를 10억 달러 규모로 발행하기로 했다.

SK㈜ C&C도 최근 한국전력과 녹색프리미엄 계약을 맺고 연간 5.7GWh 분량의 재생에너지 전력을 공급받기로 했다. 녹색프리미엄은 기업이 태양광·풍력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 사용을 인정받기 위해 한전에 추가 요금을 지불하고, 해당 금액만큼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발급받는 제도다.

SK C&C는 전력을 우선 분당 판교 데이터센터에 활용하고, 재생에너지 적용 대상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판교 데이터센터와 대덕 데이터센터 건물 옥상과 주차장의 태양광 발전 시설도 확대한다. 앞서 지난해 11월 SK㈜와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SK그룹은 2050년까지 사용 전력량의 100%를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신재생에너지 국제캠페인 RE100에 가입한 바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신설하고 친환경 데이터센터 운영을 강조하고 있다. 네이버는 2013년 강원도 춘천에 지은 첫 데이터센터 ‘각’에 태양열 발전, 외기를 통한 냉각시스템 등 에너지 효율을 꾀하고 있으며, 카카오도 오는 2023년 경기도 안산에 들어서는 데이터센터에 빗물을 모아 활용하는 등 친환경으로 설립할 예정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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