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미국 제재를 받고 있는 화웨이가 올해 스마트폰 생산량을 작년 대비 절반 이상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선택과 집중을 택한 화웨이가 접는(Foldable,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분위기 전환에 나선다.
지난 19일(현지시각) 일본 닛케이신문에 따르면 화웨이는 스마트폰 부품 공급업체들에 “올해 주문량을 60% 이상 줄이겠다”고 통보했다. 올해 화웨이는 스마트폰 출하량이 7000만∼8000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은 1억8900만대다. 이에 비하면 올해 예상 출하량은 60% 이상 줄어들게 된다.
화웨이는 최근 몇 년 동안 스마트폰 신흥강자로 급부상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과 폴더블폰 제품을 두고 전 세계 1위인 삼성전자와 경쟁구도를 만들며 점유율을 위협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미국이 제재를 강화하며 화웨이 행보에도 제동이 걸렸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및 구글 서비스에 이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수급이 막혔다. 미국 제재 영향은 지난해 4분기 본격화됐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은 3300만대로 전년동기대비 41% 급감했다. 애국심으로 버텨왔던 중국 내수 시장에서도 판매량이 급락한 건 마찬가지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중국 내 절반 가까이 차지했던 화웨이 점유율은 작년 4분기 21.2%로 전기대비 19.6%포인트 급감했다.
화웨이는 작년 11월 전체 출하량 30%를 차지하는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를 매각하고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제재가 계속되면서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 매각설도 제기됐지만 런정페이 회장이 이를 부인하는 등 여전히 생존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다만 과거 삼성전자와 폴더블폰 ‘최초’ 자리를 두고 경쟁하던 화웨이가 이제는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와 비슷한 모델을 출시하면서 존재감을 나타내려 하고 있다.
화웨이는 22일 중국 상하이에서 화면을 안으로 접는(인폴딩) 방식 폴더블폰 ‘메이트X2’를 공개한다. 화웨이 세 번째 폴더블폰이다. 앞서 두 개 제품은 화면을 밖으로 접는(아웃폴딩) 폴더블 방식을 채택했다. 인폴딩은 아웃폴딩 방식에 비해 기술장벽이 높고 원가도 높지만 디스플레이 손상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 장점이다. 화웨이 신제품 공개는 여전히 기술력이 건재함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외신에 따르면 메이트X2는 8인치 메인 디스플레이에 외부엔 6.45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화웨이 5나노 기린0000 칩셋, 후면엔 10배 줌을 지원하는 4개(쿼드) 카메라 시스템이 제공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