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美 헤지펀드 "인텔, 반도체 외부 생산해야"…TSMC·삼성 '촉각'

김도현

- 인텔 “투자자 의견 환영”…내년 초 파운드리 관련 발표 예정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인텔이 반도체 생산을 위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TSMC와 삼성전자 대비 공정 기술이 밀린다는 이유에서다. 인텔이 중앙처리장치(CPU)를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에 맡길 가능성이 커졌다.

29일(현지시각) 영국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서드포인트는 인텔에 반도체 생산과 설계 분리 등의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주식 매수를 통해 기업 주요 주주로 등재된 뒤 경영에 적극 관여하는 단체다. 서드포인트는 최근 인텔의 주식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어치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댄 러브 서드포인트 최고경영자(CEO)는 “인텔은 한때 마이크로프로세서 제조의 기준이었지만 현재는 TSMC, 삼성전자 등 아시아 경쟁업체와의 기술 격차를 보인다”며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은 반도체 솔루션을 자체 개발해 아시아 파운드리에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텔도 파운드리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의미다.

인텔은 지난 7월 7나노미터(nm) 기반 CPU 출시가 6개월 늦춰진다고 밝혔다. 오는 2022년 말 또는 2023년 초로 제시했다. 당초 목표 대비 1년 이상 뒤처진 시점이다. 공정 수율이 예상보다 떨어지면서 연기가 불가피했다.

경쟁사 AMD는 TSMC를 통해 7나노 칩을 만들고 있다. 5나노 공정을 도입한 CPU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인텔은 그동안 CPU만큼은 자체 생산을 유지했다. 하지만 공정개발 속도가 빠르게 향상되면서 변화가 필요해졌다. 밥 스완 인텔 CEO는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위탁생산, 혼용 등 7나노 공정 제품의 생산방식에 대해 유연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초 파운드리 관련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이번 서드포인트 일침으로 인텔의 결단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인텔은 성명을 통해 “주주가치 향상에 대한 투자자의 모든 의견을 환영한다. 서드포인트가 제안한 방안 관련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7나노 이하 제품 생산이 가능한 곳은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인텔 그래픽처리장치(GPU) 물량 등을 소화 중인 TSMC가 수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TSMC 생산라인이 풀가동 체제인 만큼 삼성전자에 기회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CPU 설계 거물 짐 켈러는 밥 스완 CEO 등과 아웃소싱 확대 관련 논쟁으로 인텔을 떠나게 됐다고 전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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