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인텔이 메모리 사업을 재편한다. 낸드플래시 매각 이후 옵테인 시리즈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16일 인텔은 ‘2020 메모리&스토리지’ 행사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6가지 신제품을 공개하면서 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인텔은 지난 10월 SK하이닉스에 옵테인 사업부를 제외한 낸드 사업 부문 전체를 매각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인텔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낸드 단품 및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 공장 등이다. 단, 거래가 완료될 내년 하반기까지는 인텔이 사업을 운영한다. 이 때문에 이번 행사에서 어떤 내용이 공개될지 관심을 모았다.
인텔은 옵테인에 승부를 걸었다. 지난해 처음 공개된 옵테인 메모리는 크게 D램 역할을 하는 ‘옵테인 퍼시스턴트 메모리’와 저장장치 ‘옵테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로 구분된다.
핵심 포인트는 D램과 SSD의 틈새 공략이다. 옵테인 퍼시스턴트는 인텔의 ‘3차원(3D) 크로스포인트’ 기술을 적용해 만든 제품이다. D램과 유사하지만 낸드의 특성을 접목했다. 서버가 꺼지더라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다. 옵테인 SSD는 쿼드레벨셀(QLC) 낸드 기반 저장장치다. 기존 SSD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대용량 스토리지를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인텔은 ▲옵테인 SSD P5800X ▲옵테인 메모리 H20 SSD ▲3세대 옵테인 퍼시스턴트 메모리 ▲3D 낸드 SSD 670p ▲SSD D7-P5510 ▲SSD D5-P5316 등을 선보였다. 옵테인 3종과 일반 SSD 3종이다. 각각 미국 뉴멕시코, 중국 다롄 팹에서 생산된다.
옵테인 SSD P5800X는 데이터센터용이다. 전작 대비 3배 이상 빠른 성능을 제공한다. 옵테인 메모리 H20 SSD는 게이밍과 콘텐츠 제작을 위한 제품이다. 3세대 옵테인 퍼시스턴트 메모리는 클라우드 및 기업 고객에 납품한다.
알페르 일크바하르 인텔 옵테인 그룹 총괄은 “이번 발표는 인텔 메모리 및 스토리지 여정에서 중요한 순간”이라며 “새로운 옵테인 제품 출시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고객의 디지털 혁신 여정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옵테인 시리지는 출시 시점이 미정이다.
일반 SSD의 경우 144단 낸드가 적용된 점이 눈길을 끌었다. 기존 최대 단수인 128단을 넘어서는 제품이다. 올해 4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3D 낸드 SSD 670p는 파이라이트 2.0 보안 및 전력 손실 알림 등 데이터 보호 기능을 제공해 드라이브 관리를 용이하도록 했다. SSD D7-P5510는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위한 대용량으로 설계됐다. 3.84테라바이트(TB) 또는 7.68TB의 용량을 갖췄다. SSD D5-P5316는 업계 최초로 144단 QLC 설계로 레거시 용량 스토리지를 최적화 및 가속화하는 제품이다.
인텔 관계자는 “모든 D램과 SSD를 옵테인으로 대체하려는 것은 아니다.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맡을 것”이라며 “고객사 니즈에 맞춰 현재 메모리 시스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텔은 낸드 사업 매각 이후 메모리 조직을 통합하기로 했다. 알페르 총괄은 “데이터센터, 클라이언트, 퍼시스턴트 메모리 등을 옵테인 그룹에서 다루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