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인텔이 몸집 줄이기를 이어간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AMD, 엔비디아 등의 추격을 뿌리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9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대만 미디어텍에 전원관리(PWM) 반도체 사업을 매각했다. 계약규모는 8500만달러(약 944억)다. 연내 최종 계약을 마칠 예정이다.
미디어텍은 자회사 리치텍테크놀로지를 통해 인텔의 PWM 칩 브랜드 ‘엔피리온’을 인수하기로 했다. 리치텍은 전력반도체 전문업체다. 인텔은 ▲중앙처리장치(CPU)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시스템온칩(SoC) 등에 엔프리온의 고주파 전력 솔루션을 탑재해왔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위주의 미디어텍은 이번 인수를 통해 사업다각화를 노린다.
인텔은 지난달 SK하이닉스에 옵테인 메모리를 제외한 낸드 사업 부문 전체를 넘겼다. 매각 대상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낸드 단품 및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 공장 등이다.
총 계약 규모는 10조3100억원이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021년 말 8조192억원, 2025년 3월 2조2912억원을 인텔에 순차 지급한다. 인텔은 최종 거래 종결 시점까지 자회사를 통해 다롄 팹에서 낸드를 생산하고 설계 및 생산 관련 지적재산(IP)을 보유한다.
지난해 7월에는 애플에 5세대(5G) 모뎀 칩 사업부를 매각했다. 해당 사업은 연간 10억달러 이상 손실을 기록하면서 인텔의 발목을 잡았다.
업계에서는 인텔의 연이은 매각을 불가피한 결정으로 보고 있다. 인텔은 지난 3분기 매출액 183억달러(약 20조7700억원) 영업이익 51억달러(약 5조79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4%, 22% 줄었다.
같은 기간 AMD와 엔비디아가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달성할 것과 대비된다. 양사는 각각 자일링스, ARM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인텔 압박을 가속화했다. 최근 인텔은 서버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오픈 FPGA 스택(OFS) 등의 연이은 출시를 통해 반격하는 분위기다.
인텔은 주력인 CPU를 비롯해 데이터센터, 통신, 자율주행 등을 위주로 사업을 운영할 방침이다. 밥 스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5G, 엣지 컴퓨팅 등의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