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반도체 코리아 주역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반도체 제조사는 물론 설계 업체(팹리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들이 기술력을 뽐냈다. 일본 수출규제, 미·중 무역분쟁 등을 이겨내고 이뤄낸 성과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각각 주최·주관한 ‘제22회 반도체대전(SEDEX)’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막을 올렸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역대 최대 규모로 꾸려졌다. 218개 업체가 참여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필두로 동진쎄미켐 세미파이브 프리시스 엑시콘 원익IPS 등이 개별 부스를 차리고 관람객을 맞이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D램 규격인 ‘DDR(Double Data Rate)5’ 소개에 집중했다. 기존 DDR4 대비 2배 빠르고 전력 소비를 2배 줄였다.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이 지난 7월 DDR5의 표준규격을 공식 발표하면서 세대교체에 속도가 붙었다.
삼성전자는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512기가바이트(GB) DDR5 D램을 공개했다. 서버용 제품으로 역대 최대 용량을 구현했다. 향후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에서 활용된 EUV 기술을 D램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EUV는 짧은 파장으로 미세회로를 그릴 수 있어 초미세공정 핵심 기술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지난 6일 발표한 16기가비트(Gb) DDR5, 서버용 256GB DDR5 D램 등을 전시했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등 주요 파트너사에 샘플을 제공해 다양한 테스트와 동작 검증, 호환성 검증 등을 완료했다. DDR5 D램을 생산할 준비를 마친 셈이다.
양사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제품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출시한 소비자용 초고성능 SSD ‘980PRO’ 등을 전시했다. 해당 제품은 앞선 최상우 제품보다 속도가 2배 빨라졌다. SK하이닉스는 기업용 SSD(eSSD)를 공개했다. 최근 인텔 낸드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관련 제품 기술력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초고속 D램 ‘HBM2E’ 양산을 시작했다. 주요 사용처는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 고성능 서버 등이다. 경쟁사는 아직이다.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 반도체 업계의 기술력을 과시한 셈이다. 두 회사는 최근 생산능력을 확대 중인 이미지센서 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반도체 양대산맥 부스 인근에는 엑시콘, 원익IPS, 케이씨텍, 피에스케이 등 장비 업체가 자리했다. 엑시콘은 메모리 테스트 장비를 주력으로 한다. ▲원익IPS는 원자층증착기법(ALD) 장비 ▲케이씨텍은 화학기계연마(CMP) 장비 ▲피에스케이는 노광공정에 필요한 스트립 장비 등을 고객사에 공급한다.
최근 시스템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디자인하우스 업체들도 다수 포진했다. 반도체 설계를 돕는 업체들이다. 리스크파이브 기반 플랫폼을 운영하는 세미파이브, 삼성전자와 손잡은 에이디테크놀로지, TSMC와 협력하는 에이직랜드 등이 눈에 띄었다.
한편 이번 행사는 오는 30일까지 이어진다. 28~29일 반도체 세미나 및 반도체 산학연 교류 워크샵 등도 진행된다. 오는 29일은 ‘반도체의 날’로 주요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