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이 오르면서 디스플레이 업계가 사업 계획을 수정한다. ‘탈LCD’ 속도 조절이 핵심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연장’ 중국 BOE와 CSOT는 ‘확대’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사업 연장을 검토 중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TV 노트북 태블릿 등 수요가 늘면서 LCD 가치를 올라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고객사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당초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부터 LCD 생산을 종료하고 퀀텀닷(QD)디스플레이에 집중할 계획이었다. 중국의 저가물량 공세로 LCD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LCD 사업부가 수년간 적자에 시달린 탓이다.
라인 가동 중단을 2달 앞두고 분위기가 달라진 건 LCD 가격 상승이 주요했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는 TV용 55인치 초고화질(4K) LCD 패널 평균 판가가 1월 103달러에서 10월 155달러까지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9개월 동안 50% 이상 높아졌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 패널 가격이 3분기 대비 10%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LG디스플레이도 같은 이유로 변화를 준다. 국내 TV용 패널 공장을 연내 정리할 예정이었지만 시점을 늦추기로 했다. 지난 22일 LG디스플레이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국내 LCD TV 팹은 일부는 정보기술(IT)용으로 전환 활용하고 잔여 생산능력은 기존 설비 및 가용 인력 범위 내에서 시황과 고객 수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삼성은 이미 LCD 설비를 매각하기도 했고 LCD 비중이 매우 낮아졌다. 연장하더라도 기간이 길지 않고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LG는 LCD가 매출 절반 정도를 차지해 연장 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LCD 시장을 장악한 중국도 투자 확대에 나선다. BOE는 자국 업체 CEC판다의 청두 8.6세대 및 난징 8.5세대 LCD 생산라인 등을 인수하기로 했다. 계약금액은 2조원 내외다. 청두 공장은 TV 위주, 난징 공장은 TV·정보기술(IT) 기기 등을 생산하는 곳이다. BOE는 LCD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
CSOT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8월 삼성디스플레이의 쑤저우 LCD 팹 지분을 인수했다. LCD 전공정 지분 60%, 후공정 지분 100%가 대상으로 계약금액은 1조3000억원 수준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LCD 가격의 오름세가 기대되지만 삼성 LG의 사업 연장, 중국 투자 지속 등으로 다시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환하는 흐름에는 큰 지장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