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철수가 순조롭다. 관련 직원을 인사이동한 데 이어, 생산라인 매각에 나선다.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전환에 속도를 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TCL테크놀로지 계열사 CSOT가 삼성디스플레이의 쑤저우 LCD 팹 지분을 인수한다. LCD 전공정 지분 60%, 후공정 지분 100%가 대상으로 계약금액은 10억8000만달러(약 1조2776억원)다.
이번 거래는 예견된 결과였다. LCD 사업을 연내 중단하기로 결정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쑤저우 공장의 매각을 추진했다. 해당 공장 지분은 삼성디스플레이(60%), 쑤저우공업원구(30%), CSOT (10%) 등이 보유하고 있다. 일부 지분을 갖고 있던 CSOT가 유력 인수 후보로 꼽혔다. 한동안 공장 매각이 지지부진하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결국 CSOT 품으로 돌아갔다.
CSOT는 중국 2위 디스플레이 업체다. BOE, 티엔마 등과 저가 공세를 펼치며 중국의 LCD 장악에 일조했다. 쑤저우 공장은 중국 내 유일한 8.5세대 LCD 라인이며, 최대 월 16만장 생산능력을 갖췄다. CSOT의 국내외 입지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매각과 동시에 관련 지분 12.33%를 7억3900만달러(약 8742억원)에 인수했다. 중국 내 사업 협력 관계를 이어가는 차원이다.
이미 LCD 정리에 돌입한 만큼, 인력 재배치도 진행하고 있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사업부 내 LCD 관련 부서 직원들로부터 계열사 전환배치 신청을 받았다. 이달에는 임직원 일부가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차세대 먹거리로 QD디스플레이를 준비 중이다. 오는 2025년까지 관련 사업에 13조1000억원 투자를 예고, 현재 충남 아산캠퍼스에 QD 전용라인 ‘Q1’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달 ‘QD 설비 반입식’을 열면서, 라인 구축이 정상 진행되고 있음을 알리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연내 셋업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단계별 시가동을 거쳐 제품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최근 삼성전자, 소니, 파나소닉 등 TV 제조사에 QD디스플레이 시제품을 공급하기도 했다. 이들 업체의 긍정적인 평가가 나올 경우, 수주 물량 확대가 유리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