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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클로즈업] 中 SMIC 불확실성↑…반도체 파운드리·팹리스 업계 영향은?

윤상호
- 파운드리, 점유율 보다 수익성 ‘긍정적’…팹리스, 공정전환 촉진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중국 반도체 업체 SMIC가 풍전등화다. 미국 정부의 제재 소식이 반도체 생태계를 흔들고 있다. SMIC는 반도체 위탁제조(파운드리)사다. 중국 업체 중 점유율 1위 세계 업체 중 점유율 5위다. SMIC의 고객과 점유율이 어디로 이동할지와 중국 반도체 육성 정책 향방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MIC는 미국 수출규제 대상이 됐다고 했다. 미국 기업 대상이다. SMIC와 거래를 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다.

◆SMIC, 8·12인치 28나노 주력 파운드리=SMIC는 파운드리 업체다. 반도체를 제조하는 회사다. 반도체 설계회사(팹리스) 공장 역할을 한다. ▲퀄컴 ▲브로드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이 주요 고객이다. 12인치와 8인치 라인을 운영한다. 미세화 공정은 선두권과 거리가 있다. 28나노미터(nm)가 주력이다. 작년부터 14나노 공정을 도입했다. 중국 정부가 반도체 자립(굴기)를 위해 정책적으로 육성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SMIC 등을 대상으로 법인세 10년 면제 등 추가 지원책을 발표한 바 있다.

업계는 이번 미국 정부 조치가 SMIC 현재보다 미래를 겨냥했다고 판단했다. 소재 부품은 대체할 수 있지만 장비는 힘들다. 반도체 생산은 미국 장비가 없으면 사실상 어렵다. 지금 운용하는 라인은 가동할 수 있지만 추가 라인 구축이 쉽지 않아졌다.

타격은 12인치 라인과 미세화 공정이 크다. 파운드리 양강인 TSMC와 삼성전자는 12인치 3나노 공정까지 개발한 상태다. SMIC는 올해 12나노 공정을 본격화할 예정이었다. 장비 신규 입고가 안되면 공정 전환은 불가능하다. 8인치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다. 8인치 반도체 장비는 이미 생산 중단 상태다.

◆8인치 파운드리 업체, 수익성 향상 기대…점유율 독식 쉽지 않아=불확실성은 고객 이탈을 유발한다. 주문조건을 맞출 수 있을지 모르게 된 업체와 거래하는 기업은 없다. 이미 퀄컴은 대만 업체 등과 논의를 시작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파운드리 업체 급격한 재편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SMIC의 점유율을 어느 한 곳이 모두 가져올 수 없는 구조기 때문이다. 수익성 향상은 확실하다.

12인치는 글로벌파운드리 UMC 등이 나눠 가질 가능성이 높다. TSMC와 삼성전자는 이미 초미세공정에 집중 중이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글로벌 파운드리와 UMC 점유율은 각각 7% 수준. 점유율과 순위가 요동칠 물량은 아니다.

◆SMIC 고객, 생산 일정 차질 ‘우려’=8인치 파운드리 업체는 대부분 생산능력(CAPA, 캐파)을 전부 돌리고 있다. SMIC뿐 아니라 세계 다른 업체도 마찬가지다. 8인치 장비 추가가 없는 상태라서다. 제한된 라인을 어디서 더 효율적으로 운용하는지가 경쟁력이다. SMIC 고객을 소화하려면 빈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또 SMIC가 만들던 시스템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는 곳도 한정적이다. 파운드리 업체에 협상 주도권이 있다. 국내는 DB하이텍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가 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8인치 파운드리 전체가 풀캐파를 돌리는 상태라 SMIC 고객이 와도 다 받기는 쉽지 않다”라며 “수익성 증가는 이미 구체화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팹리스 업체의 제품군 변화는 빨라질 전망이다. 8인치 파운드리 업체 수익성 상승은 8인치 파운드리를 이용하는 팹리스 수익성 악화와 동반한다. 팹리스 업체가 굳이 옛 공정을 이용할 이유가 없어졌다.

◆중국 파운드리 불확실성↑…반도체 자립 ‘악재’=또 TSMC와 삼성전자도 한숨 돌리게 됐다. 잠재적 경쟁자가 사라졌다. 반도체는 현상 유지만 해도 대규모 투자와 연구개발(R&D)을 해야 하는 업종. 1년만 삐끗해도 상대의 뒷모습도 보이지 않는 정도 차이가 벌어진다.

한편 이번 일은 중국 파운드리 업체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불확실성이 생긴 탓이다. 미국 정책이 바뀌더라도 불안은 그대로다. 언제든 외부 요인이 숨통을 조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규제 역시 당장의 생산중단보다 불확실성 때문에 걱정을 했던 것”이라며 “특히 파운드리는 업의 특성상 불확실성이 존재하면 사업 전체가 위험하다”라고 분석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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