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에 대한 압박을 강화했다. 화웨이에 이어 SMIC와 거래 제재를 시행했다. SMIC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업체다. 중국 업체 중 점유율 1위다. 세계 점유율은 5위다. 파운드리 업계 재편이 예상된다.
4일(현지시각) SMIC는 미국 상무부 제재 대상이 됐다고 밝혔다. 미국 업체는 SMIC와 거래를 하기 위해 미국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가 없으면 미국산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 등을 공급받지 못한다. 화웨이가 작년 5월 처음 받았던 제재와 유사하다.
충격은 화웨이보다 클 전망이다. SMIC는 파운드리업체다. 반도체 설계업체(팹리스) 주문을 받아 제품을 만든다. 생산한 제품은 팹리스 업체가 다시 완제품 업체에 공급한다. 생산 불확실성은 관련 생태계 전체의 붕괴 위험을 수반한다. 파운드리는 다품종 소량 생산 구조다. 어떤 기술, 어떤 장비, 어떤 소재에 문제가 생길지 미지수다. SMIC와 거래 자체를 재검토할 수 밖에 없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이번 조치는 장비 업체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웨이퍼 및 소재 업체는 일본 및 유럽이 강세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영향이 크지 않다“라고 분석했다.
또 ”SMIC의 가장 큰 고객은 퀄컴과 브로드컴“이라며 ”이들이 SMIC가 아닌 대만으로 거래처를 옮길 가능성이 높다. 또 중국 외 고객은 위험 회피를 위해 대만과 한국 등 중국 국적이 아닌 파운드리로 이동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의 SMIC 제재는 중국 반도체 산업 생태계 전반에 위협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SMIC는 중국 대표 반도체 업체다. 특히 미세공정을 선도했다. SMIC를 정점으로 중국 장비 소재 부품 업체가 기술을 고도화했다. 반도체는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라도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산업이다.
트렌드포스는 ”12인치 팹 확장과 14나노급 이하 공정 연구개발(R&D)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라며 ”향후 5~10년내 중국 업체가 관련 장비를 공급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