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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딜라이트닷넷 창간 11주년④] 통신사 전사적 재택근무, 어떻게 가능했나

채수웅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통신업계가 비대면(언택트) 업무 환경 구축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 통신업계는 오랜기간 네트워크 운영을 통해 확보한 노하우와 최적화된 솔루션 개발을 통해 업무 공백을 최소화 하고 있다.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기업들이다보니 유무선 인터넷을 통한 화상회의 시스템이나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 구축 등을 통해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디지털 워크’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더 나아가 무인매장 운영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유통채널 구축도 모색하고 있다.

통신업계는 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던 2월부터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SK텔레콤은 대기업 중에서는 가장 선제적으로 전사적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신천지 사태가 발생했던 2월25일부터 4월5일까지 전사 재택근무를 실시했고 재확산이 시작된 8월에도 다시 전사적 재택근무에 돌입했고 9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끝난 후에도 2주간 재택근무를 연장했다. SK텔레콤 같은 대기업이 전사적 재택을 장기간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SK텔레콤의 적극적인 대응은 최태원 그룹 회장의 일하는 방식의 혁신 의지가 시발점이 됐다. 근무형태 변화가 일하는 방식의 혁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당부였다.

하지만 혁신적 업무환경을 갑자기 뚝딱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SK텔레콤은 박정호 대표가 취임하던 2017년 초부터 소통과 협업을 강조하며 다양한 소통‧협업 인프라를 모색해왔다. ▲클라우드 PC ‘마이데스크’ ▲협업툴 ‘팀즈’ ▲T전화 그룹통화 등 비대면 업무 솔루션이 코로나19로 인한 장기 재택근무에서 빛을 발했다.

또한 SK텔레콤은 지난해 8월에는 클라우드·모바일에 기반을 둔 ‘디지털 워크플레이스’를 구축한 바 있다. 클라우드 시스템 도입을 통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스마트워크 환경을 마련했다. 네트워크가 연결된 곳이면 어느장소나 사무실처럼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최근에는 5G 초고화질 그룹 영상통화 서비스 ‘미더스(MeetUs)’을 출시하며 영상회의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더스’는 비대면 교육의 솔루션으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밖에 SK텔레콤은 거점 사무실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 대응 차원이다. 현재 분당, 판교, 서대문, 종로에 위치해 있다. 이 곳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얼굴 인식 시스템, 좌석 예약시스템, 모바일PC, 화상회의 시스템 등이 설치된다. 연내 거점 사무실은 10곳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한다. 재택과 출근의 선택지에서 공유 오피스라는 플랜B까지 마련한 것이다.

SK텔레콤은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워크 에브리웨어(Work Anywhere)' 문화를 완벽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회사는 재택근무 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책도 별도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KT 역시 화상회의 시스템을 꾸준히 활용해 왔다. 2009년부터 시스템을 구축해 전사적으로 활용 중이다. 기가인터넷과 인프라를 통해 최대 999개 회의를 개설할 수 있다. 현재 연간 회의실 개설 3만건 이상, 접속 40만건 이상으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일례로 충청, 강원, 경상, 전라 등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KT 사회공헌팀은 매주 화상회의를 활용해 업무 진행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또한, KT는 기업이나 기관이 초고속 유무선 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CCTV, 그룹웨어 등과 함께 초고화질 화상회의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도록 올인원 솔루션 형태로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KT는 작년 3월 5G 기술을 기반으로 세계 최초로 미국과 한국을 연결해 홀로그램 영상통화를 시연하기도 했다. KT는 이러한 화상회의가 활성화될 경우, 코로나19 확산 방지 효과와 더불어 탄소배출 감소, 출장비용 절감, 업무생산성 향상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함께 KT는 화상회의나 원격 근무 환경에서 활용도가 높은 가상 모임 플랫폼 ‘인게이지’를도 제공한다. 이용자는 인게이지 플랫폼 회의실, 스튜디오, 강당, 강의실 등 30여종 가상공간을 활용해 강의를 듣거나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이 가상공간에서는 각종 문서나 발표 자료, 동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함께 시청할 수 있다. KT는 '인게이지'를 통해 대만 통신사 FET와 함께 5G 서비스 공동 개발 및 콘텐츠 제휴 사업 업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모바일에서는 5G 이동통신용 다자간 영상통화 앱 ‘나를(narle)’을 활용 중이다. ‘나를’을 이용하면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3차원(3D) 아바타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 최대 8명과 동시에 접속할 수 있고 풀HD 화질을 지원한다. 채팅, 문서파일·사진 전송 기능도 지원한다. 특히, 대화방을 개설한 후 자유롭게 입출입이 가능한 통화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회의 주관자가 오픈플래닛이라는 메뉴를 통해 비밀 대화방을 개설하고, 방 제목과 비밀번호를 회의 참석자에게 공유하기만 하면 된다. 통신사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고, 오픈형 그룹 영상통화까지 가능하다. 업무용이 아니더라도 이용자들의 소통에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016년 서버기반 업무 환경 가상화 구축 프로젝트인 클라우드 PC ‘유클라우드’를 도입한 바 있다. 임직원은 회사 PC와 동일한 문서 작업 환경에서 저장해둔 자료는 물론 팀 공유 문서 등을 모두 열람할 수 있다. LG그룹 서브원, LG CNS, LG유플러스 3사가 제공하는 LG그룹 내 ‘엠메신저(M-Messenger)’는 PC 및 모바일 등 다양한 디바이스로 웹‧모바일 메신저, 화상회의, 전화 등 실시간 협업 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 계열사 간 사내메신저로 클라우드 PC 환경에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6월 영상회의·채팅 등 비대면 협업에 필수 기능을 통합 제공하는 'U+영상회의' 서비스를 출시했다. U+영상회의는 별도 인프라 구축 없이 PC 또는 스마트폰 앱을 활용, 언제 어디서나 쉽게 실시간 영상회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실시간 영상 제공을 포함해 ▲최대 1000명 동시접속 지원 ▲회의녹화 저장 ▲화이트보드 필기 ▲파일 및 동영상 공유 ▲URL을 활용한 간편한 회의 초청 방법 등 원격에서 협업하는 데 필요한 모든 기능을 망라한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사회적 영향으로 온라인 강의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짐에 따라, 대학교 대상의 교육용 버전도 함께 선보였다. 대학에서는 LG유플러스의 교육용 플랫폼을 통해 학생정보·출결정보·강의 정보를 손쉽게 연동할 수 있다. 별도 인프라 운영 없이 실시간 영상회의 기반의 온라인 강의를 진행할 수 있다.

또, LG유플러스는 이동 중에도 업무를 해결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을 개발했다. 사내 포털인 ‘마당’은 고객 개통 업무, 네트워크 등 현장의 모든 기능이 앱으로 구현돼 있다. 사내교육 포털에서는 재택근무 때 온라인으로 협업하고 업무를 해결할 수 있는 업무 툴 이용방법 등을 안내하고 있다.
채수웅
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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