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SK하이닉스가 대만 TSMC와 협업을 이어간다. 대상은 낸드플래시 컨트롤러다. 기존 에이디테크놀로지(ADT)가 맡던 가교역할은 대만 글로벌유니칩(GUC)이 대신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TSMC의 가치사슬협력자(VCA)인 GUC에 낸드 컨트롤러 계약을 몰아주고 있다. 과거 ADT 위주에서 GUC가 대다수 물량을 차지할 전망이다.
VCA는 계약 상대와의 가격 및 생산 협상과정에서 우선권을 행사할 수 있다. VCA 업체들은 고객사의 반도체 설계를 지원하고,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와 다리를 놓아준다. 패키징, 테스트 공정 등을 외주업체에 맡기는 과정에서 관여하기도 한다. TSMC는 복수의 VCA를 두고,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ADT가 TSMC의 가치사슬협력자(VCA)로서 SK하이닉스를 지원해왔다. ADT가 TSMC 지적재산(IP) 기반으로 낸드 컨트롤러를 설계하면, TSMC가 생산하는 구조다. 해당 제품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모바일용 표준 저장장치(UFG) 등을 제어한다.
하지만 ADT가 지난 3월 TSMC와의 VCA 계약을 해지하면서, SK하이닉스는 대체 업체를 찾아야 했다. 이미 합의된 물량은 ADT가 처리하지만, 이후 계약 파트너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GUC는 SK하이닉스와 거래를 하기는 했지만, 물량은 많지 않았다. 이번을 계기로 양사 간 거래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매출의 70~80%를 차지하는 D램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낸드 사업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생산능력(CAPA) 확대는 물론 96단 및 128단 비중을 늘리면서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낸드 사업 흑자전환 시기를 오는 4분기로 밝힌 바 있다. 3분기 말부터 128단 제품 판매가 본격화되고, 주요 고객사의 신규 게임 콘솔 출시가 호재다. 업계에서는 3분기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낸드 컨트롤러의 안정적인 공급은 필수 요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DT가 삼성 파운드리 협력사가 되면서, GUC가 SK하이닉스를 지원하게 됐다”며 “주요 기술인 만큼 TSMC의 VCA가 아니면 거래하기 힘들 수 있다. 기존에 하던 부분과 크게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차세대 176단 4차원(4D) 낸드와 메모리 컨트롤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낸드 포트폴리오 확대와 자체 컨트롤러 공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