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디스플레이 업계가 2분기 코로나19에 휩싸였다. 스마트폰과 TV가 동반 부진하면서 패널 수요 감소를 겪었다. 다만 1회성 수익이 변수로 작용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 효과’로 표면적인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LG디스플레이는 코로나19 직격탄을 그대로 흡수했다. 하반기는 주요 고객사의 플래그십 신모델 출시가 기대요소지만, 흥행 여부가 관건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0년 2분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조7200억원, 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2% 전년동기대비 12%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흑자전환 전년동기대비 60% 줄었다.
23일 LG디스플레이는 같은 기간 K-IFRS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손실이 각각 5조3070억원, 5170억원으로 집계했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12% 상승, 전년동기대비 1% 하락이다. 영업손실은 6분기 연속이다. 지난해 1분기부터 누적 적자는 2조2390억원이다.
양사는 같은 듯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LG디스플레이는 대형 강자다. 각각 시장점유율 80~90%, 100%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애플 등이 주요 고객사다. 코로나19 여파로 ‘갤럭시S20’ ‘아이폰11’ 등 판매량이 줄었다. 지난 1분기 29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유다. 2분기에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지만, 애플 전용라인 운용 관련 위약금으로 전기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모바일 OLED 독점 체제를 구축한 삼성디스플레이만의 특권이다. 위약금은 약 1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사실상 700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마냥 웃을 수만 없는 상황이다. 표면적으로 실적 개선을 이뤄냈지만, 해당 라인이 정상 가동됐다면 1조원 이상 수익을 낼 수 있었다. 말 그대로 ‘1회성’ 수익인 만큼 3분기부터는 장담할 수 없다.
하반기는 접는(Foldable,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기대주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라인업이 다양해지면서, 관련 패널 판매가 확대될 전망이다. 애플의 터치일체형 OLED 도입도 호재다. 일반 OLED 패널보다 약 1.5배 가격이 높다. 대형은 액정표시장치(LCD) 라인 축소와 퀀텀닷(QD) 준비를 동반한다. LCD 남은 주문 물량은 차질 없이 소화할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 소니 등이 대형 매출처다. 다만 스마트폰과 처지는 같다. 올해 개최 예정이던 도쿄올림픽, 유로2020 등 스포츠 이벤트 연기로 TV 시장이 가라앉았다. 대신 정보기술(IT) 제품이 힘을 냈다. 노트북 및 태블릿, 모니터 등 매출이 늘면서 적자 폭을 축소했다.
학수고대하던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은 2분기에 본격 가동 준비를 마쳤다. 지난 23일 양산 출하식을 개최, 준공한 지 1년 만에 양산 돌입했다. 하반기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400만 후반~500만대 판매가 목표다.
LG디스플레이는 LCD 축소 기조를 유지하되, IT 제품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는다. LCD TV 패널의 경우 국내 생산을 중단하지만, 광저우 LCD 팹을 메인 공장으로 운영하면서 사업을 이어간다.
상대적으로 약세였던 중소형은 애플 물량을 늘려가면서, 점유율을 높여갈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오는 9월 출시예정인 아이폰12맥스 2000만대 정도를 담당한다. 판매 상황에 따라 최대 4000만대까지 증가할 수도 있다. 애플 전용라인 투자 재개는 미정이지만, 기존 파주와 구미 팹은 풀가동 체제로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