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삼성전자는 2분기에 코로나19 자국이 더욱 선명해졌다. 모바일 수요 감소 본격화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 차질이 불가피했다. 다만 메모리는 서버, PC 수요 견조세로 부진을 상쇄했다. 디스플레이는 1회성 수익 발생으로 실적은 개선됐다. 코로나19,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하반기 시장 불확실성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삼성전자는 2020년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매출액 25조500억원 영업이익 5조7400억원을 기록했다. 분기별 영업이익이 5조원을 넘은 건 지난 2018년 4분기(8조5000억원)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 강태규 상무는 “데이터센터 및 PC 수요 견조세로 전반적인 메모리 실적은 개선됐다”며 “디스플레이에서 중소형은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에도 1회성 수익 발생으로 전기대비 이익을 증가했다. 대형은 모니터 판매 증가로 적자 폭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 반도체 매출은 18조2300억원이다. 이 가운데 메모리는 14조6100억원, 시스템LSI와 위탁생산(파운드리)이 3조6200억원 수준이다. 메모리 분야 비대면(언택트) 효과에도 D램과 낸드 희비가 엇갈렸다.
D램은 서버 상승세에 맞춰 가격 회복, 판매량 증가 등이 이뤄졌다. 3세대 10나노급(1z) D램 비중이 연말 80%에 달해, 수익성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DDR(Double Data Rate)5 D램은 2021년 하반기부터 출하가 시작된다.
낸드는 모바일 수요 약세, 일부 응용제품 가용량 부족으로 출하량이 감소했다. 다만 5세대 V낸드 전환 확대로 이익을 개선했다. 아울러 6세대 V낸드 수율 향상 및 램프업 가시화를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고객사 긴급 오더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메모리 재고 수준을 정상보다 소폭 증가시킬 계획이다.
시스템LSI는 이미지센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모바일 부품이 수요 둔화를 겪었다. 보안 칩 등 제품 다각화 노력을 지속해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의지다. 하반기는 플래그십 신모델 출시로 매출 개선이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20, 갤럭시Z폴드2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파운드리는 고객사의 부품 공급망 우려에 따른 안전재고 확보 움직임으로 분기 및 반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5나노미터(nm) 제품은 양산에 착수했고, 4나노 공정은 개발 중이다. 하반기에는 5나노 및 4나노 2세대 공정 개발을 차질 없이 이어가, 첨단기술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디스플레이 분야는 매출 6조7200억원, 영업이익 300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와 마찬가지로 전반적인 패널 수요 감소를 겪었다. 다만 애플 전용라인 운용 관련 위약금으로 전기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위약금이 약 1조원 규모임을 감안하면, 700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상적으로 라인이 가동됐다면, 1조원 이상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중소형은 코로나19 여파로 선진국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했다. 프리미엄 제품 부진으로 수익성이 줄었다는 의미다. 대형은 도쿄올림픽, 유로2020 등 스포츠 이벤트 연기에 따른 TV 수요 부진을 겪었다. 언택트 효과를 입은 모니터 패널이 적자를 소폭 개선한 점이 위안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최권영 상무는 “액정표시장치(LCD) 라인 축소는 계속 진행되지만, 고객사 수요에 차질 없이 대응하겠다. 퀀텀닷(QD) 및 접는(Foldable, 폴더블) 디스플레이 등 신기술 기반의 제품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