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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유망기업탐방] 원익머트리얼즈, 반도체 특수가스 ‘국가대표’

김도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지난 10여년 줄곧 지적했던 문제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증착, 식각, 세정 등의 공정을 거치면서 완성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특수가스가 투입된다. 공정 수율과 직결되는 핵심 재료다. 반도체의 경우 미세공정화로 특수가스 역할 비중이 커지는 추세다.

◆2006년 설립…10년 새 10배 성장=특수가스는 일본 등 외산 의존도가 높은 품목이다. 국내에서는 원익머트리얼즈, SK머티리얼즈 등이 공급량을 늘려가며, 소재 국산화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25일 경기도 판교사업장에서 만난 원익머트리얼즈 관계자는 “주요 특수가스를 국산화하면서 외국 업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익머트리얼즈는 원익 그룹에 속한 회사다. 전신은 반도체 장비업체 아토다. 아토는 지난 2001년 특수가스 사업을 시작했다. 2005년 원익그룹 계열사 IPS가 아토를 인수, 이듬해 해당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원익머트리얼즈를 설립했다. 당시 191억원이었던 매출액은 10년 만에 10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 부진에도 매출액 2008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원익머트리얼즈 사령탑은 한우성 대표다. 삼성전자 LED사업부 부사장 출신으로 지난 2017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됐다. 2018년부터 대표직을 맡고 있다. 원익머트리얼즈는 충북 청주 내 본사를 비롯해 양청사업장, 오창사업장을 두고 있다. 세종 전의사업장, 판교영업소 등도 있다. 해외에는 중국 생산법인 2곳, 미국 연구개발(R&D) 법인 1곳을 두고 있다.

◆100여종 특수가스 취급…N2O 공급량 세계 최대=원익머트리얼즈는 100여종 특수가스를 다룬다. 원익머트리얼즈 관계자는 “가스별 비율, 조합 등을 달리하면서 고객사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 주요 품목은 9가지 정도”라고 언급했다.

아산화질소(N2O), 암모니아(NH3), 디실란(Si2H6) 등이 대표 제품이다. N2O는 반도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증착공정에 사용되는 가스다. 모노실란(SiH4)과 결합해 실리콘옥사이드(Sio2)의 산화막을 증착시킨다. 산화막은 회로 간 누설전류, 불순물 등을 차단하는 박막이다. 원익머트리얼즈 N2O 생산능력(CAPA)은 연산 1만1000톤 수준으로 세계 최대다.

NH3는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등에서 절연막을 증착시키는 데 사용된다. Si2H6은 반도체 미세화로 인해 기존 SiH4로 구현 불가능한 공정에 실리콘 증착으로 사용되는 신규 소재다.

◆삼성과 밀접한 관계…파운드리 성장 호재=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다. 매출 비중은 80%다. 삼성전자와는 아토 시절부터 인연을 맺고 있다. 과거 특수가스 공급처였던 대한특수가스에서 사고가 나면서, 아토가 대체 납품처로 급부상했다. 원익머트리얼즈는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통합방재센터를 24시간 운영하는 등 안전사고 방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외 SK하이닉스 10%,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 및 TSMC와 BOE 등 여러 고객사가 10%를 차지한다.

D램 회로선폭 미세화와 낸드플래시 고층화로 원익머트리얼즈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공정이 많아지고, 복잡해질수록 들어가는 가스양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 라인에 들어가는 제품에 큰 차이는 없지만, 메모리에 가스가 더 많이 쓰인다. 이 때문에 삼성, SK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탁생산(파운드리)는 병렬이고, 공정이 상대적으로 단순해서 투입량이 적었다면 향후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고집적 제품 증대로 시장 전반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파운드리 성장세가 호재라는 의미다.

원익머트리얼즈는 꾸준한 매출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업황에 따라 기복이 심한 장비업체보다 소재업체가 안정적인 덕분이다. 특수가스는 별도 증설이 없더라도, 반도체 공장이 돌아가는 한 재고 확보가 필수적이다. 회사는 올해 전년대비 10%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한편 원익머트리얼즈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0년 1분기 매출액 663억원, 영업이익 10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13.2% 전년동기대비 28.2% 올랐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38.7% 전년동기대비 54.0% 상승했다. 서버 및 PC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를 입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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