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 선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유일한 대형 OLED 패널 공급사인 덕분이다. 중국 광저우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으면서 ‘황금시간’을 소비했지만, 경쟁사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이 본격 양산을 앞두고 있다. 이미 LG전자 품질인증을 마치고, 패널을 공급하기도 했다.
◆유리한 고지 오래 유지하기 바라는 LG디스플레이=광저우 공장은 지난해 8월 준공식을 하고, 연내 패널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OLED 유기물 재료 변경 등의 이유로 일정이 미뤄졌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소재를 재채택, 올해 1분기 양산을 목표로 수율 안정화에 속도를 냈다. 이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일정이 재차 연기됐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월 이후 500명 이상 기술진을 광저우로 보내며 정상화 작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달에도 추가 인력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노력으로 정상 가동이 임박하게 됐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양산을 기점으로 OLED 전환을 본격화한다. 현재 액정표시장치(LCD)와 OLED 비중은 7대3이다. 광저우 공장 생산능력(CAPA, 캐파)은 월 6만장인 만큼 OLED 공급량이 대폭 늘어난다. 멀티모델글라스(MMG) 공법도 도입, 생산량 확대 및 비용 절감도 기대된다. MMG는 유리 기판에 서로 다른 크기의 패널을 찍는 기술이다. MMG를 활용해 8.5세대 유리 원장 기준으로 77인치 2장, 48인치 2장을 만들 수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TV용 OLED 패널은 LG디스플레이만 공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제공하는 만큼 OLED TV 나온다는 뜻”이라며 “유리한 고지에 먼저 도달했기 때문에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이 기간을 최대한 길게 가져가고 싶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작업 중인 中 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선점효과의 크기는 경쟁사 상황에 달려있다. 대안이 언제 생기는지에 따라 수혜 기간이 결정된다는 의미다. 타사의 변수는 LG디스플레이에 긍정적이다.
BOE, 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는 LCD에서 OLED로 넘어가는 추세다. 다만 중소형 시장에 우선적으로 진출해 대형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OLED 품질 및 수율 이슈도 해결 과제다.
중소형 강자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분야에서 퀀텀닷(QD) 디스플레이를 준비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양산이 목표다. 문제는 예상 시점에 양품이 나올 수 있느냐다. 새로운 규격(Formfactor)인 만큼 업계에서는 정상 출고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의 채택 여부도 관건이다. VD 사업부는 마이크로LED에 집중하는 반면, QD디스플레이에 의문부호를 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내 LCD 라인을 정리하는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QD디스플레이 사업이 대형 분야의 유일한 희망이다. 차질 발생 시 타격이 크다.
다른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굳건한 중소형 OLED와 달리, 대형은 아직 변수가 많다”며 “OLED가 자리 잡을 경우 LG디스플레이는 반등할 수 있지만, 마이크로LED나 QD디스플레이 등이 빠르게 들어오면 OLED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OLED TV 진영은 수를 늘려가고 있다. LG디스플레이에 호재다. 지난 2013년 LG전자를 시작으로 중국 스카이워스, 일본 소니, 유럽 필립스 등이 OLED TV를 생산하고 있다. 올해 일본 샤프, 중국 화웨이, 미국 비지오 등도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