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주요 IT업체들은 '포스트 코로나'시대 논의가 본격화되면 다소 침체를 겪고 있는 IT시장에 오히려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포스트 코로나'는 중요한 마케팅 키워드가 되고 있다.
IT기업들은 언택트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기업 생존의 키워드이며, 이를 구현하기위한 전략적 솔루션들을 자신들이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기존 비즈니스의 혁신과 디지털 사업모델 창출 지원에 적극 나서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공감할 수 있는 논리지만 좀 억지스러운 견강부회가 많다. 이미 시장에서 퇴장했던 솔루션들도 언택트를 계기로 다시 부활하는 경우도 있다 .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의 관련 IT기업들의 매출은 반등했다. 이는 글로벌 기업들도 마찬가지로 올 1분기(2020년 1월~3월) 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구글) 등 주요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의 실적을 살펴보면, 최소 3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도 코로나19 여파로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글과컴퓨터의 경우, 재택근무, 온라인개학에 따른 기업(B2C) 매출 증가에 힘입어 별도기준 매출액 267억원, 영업이익 75억원으로 전년 동기 각각 18.2%, 29.6% 증가했다. 한컴의 클라우드 기반 웹오피스인 ‘한컴 스페이스’는 최근 이용자가 급증하는 등 순항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존비즈온 역시 이 기간 매출액 711억원, 영업이익 163억원으로 22분기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력사업인 ERP를 비롯해 클라우드와 그룹웨어 사업의 성장에 따른 것으로 기업 언택트(비대면) 환경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위하고 플랫폼을 통해 클라우드로 통합 제공하면서 앞으로도 실적 향상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협업솔루션 업체 플로우도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의 문의와 실제 비즈니스 연결이 이뤄지고 있으며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업계에서도 고객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는 전언이다.
앞으로의 숙제는 이러한 사회 환경적 변화와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변화에 IT가 얼마만큼 뒷받침할 수 있느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IT시장은 IT기업이 이끌면 시장이 따라오는 형태였는데 이제는 기업(수요자)의 필요에 따라 IT가 진화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IT서비스업체들은 기업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탄력적인 조직구성을 마무리한 상황이다. 고객의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공급자 자체가 유연성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삼성SDS, LG CNS, SK C&C 등 IT서비스업체들은 일부 조직을 애자일 조직으로 구성해 민첩성을 확보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와 함께 주요 기술에 대한 투자를 기반으로 이미 플랫폼 방식의 다양한 제품군 확보를 마무리한 상태다.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다양한 기업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플랫폼 포트폴리오를 갖춘 상황이다.
다만 IT서비스업체들이 자체 솔루션 개발 등 연구개발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플랫폼 기반의 제공방식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IT서비스업체들은 기본적으로 시스템 구축 및 융합에 초점을 맞춰 왔는데 개별 솔루션을 자체 개발해 제공하는 방식과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결국 시장에 나와있는 다양한 솔루션을 조합하고 이를 고객에게 최적의 상태로 제공하기 위한 자체 플랫폼 생태계를 만드는데 일단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정부 정책에 따라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것에 대한 대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의 방역과 일상이 공존하는 디지털 기술 기반의 ‘언택트’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핵심 기반기술·정보보안·생활 밀착형 추진 사업(안)에 따르면 ▲적극적 R&D를 통해 비대면산업의 기반이 될 클라우드 및 AI, VR/AR, 5G 분야 비대면 요소별 기술 확보 ▲미래형 비대면 서비스 확산 기반 조성 ▲공공부문 클라우드 도입 제도개선 및 민간 클라우드 사업 활성화를 위한 서비스 이용 지원 등이 추진된다.
이 중 온라인 AI교육 플랫폼, 미래실감형 디지털워크 솔루션, ICT 기반 디지털 의료 기기 개발 등 비대면 서비스 고도화 추진과 클라우드 사업 활성화를 위한 서비스 이용 지원 등은 IT서비스업체들에게 새로운 기회로 다가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원격의료 등 시장성이 충분하지만 각종 규제 등으로 진입이 원활하지 못했던 분야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시장은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