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경영권 승계로 더 이상 논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오로지 회사 가치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다.”
6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서울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경영권 승계 의혹, 노조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번 자리는 삼성준법감시원회 권고로 마련됐다. 준법감시위는 지난 3월11일 대국민 사과를 권고했다. 삼성은 추가 논의를 위해 한 달 정도 연장을 요청, 기한은 오는 11일까지다.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은 진행 중이다.
이날 이 부회장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이후 5년 만에 공식 석상에서 사과했다. 그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실망을 안겨드렸다”며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따갑다. 이 모든 것은 우리가 부족한 탓이고, 저의 잘못이다.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 이슈는 재발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경영권 관련해 법을 어기는 일은 절대 하지 않겠다”며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다. 제 자신이 제대로 평가 받기도 전에 승계를 언급한다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노조 문제에 대해서는 노동 3권을 철저히 보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은 노사 문제에 대한 시대 변화를 부응하지 못했다. 최근 에버랜드, 삼성전자서비스 건으로 임직원들이 재판을 받았다.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 노사법령을 지키고, 노사 상생을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나아갈 길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기업 규모나 산업 특성으로 보면 전문성과 통찰력을 가져야 생존할 수 있다”며 “성별과 학벌, 나아가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뽑겠다. 이들이 주인의식과 사명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제게 부여된 책임자 사명이다. 이를 충실히 수행할 때 삼성은 계속 삼성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최근 2~3개월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 국격이 무엇을 의지하는지 절실히 느꼈다. 의료진, 자원봉사자, 시민들에 자부심을 느꼈고 많을 것을 돌아봤다”며 “대한민국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