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김도현 이안나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성적표를 공개했다. 메모리반도체가 실적하락을 막았다. 코로나19 공세가 거세지는 2분기는 장담할 수 없다. 메모리 이외 부분은 직격탄이다. 스마트폰과 가전 부진이 심화할 전망이다.
29일 삼성전자는 2020년 1분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55조3300억원과 6조4500억원으로 집계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7.6% 축소했지만 전년동기대비 5.6% 확대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10.0% 줄었지만 전년동기대비 3.4% 늘었다.
1분기 실적은 코로나19 사태에 초점이 맞춰졌다. 서버, PC 수요가 늘었던 메모리는 웃었다. 생산 및 공급망 차질이 발생한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IM)부문과 소비자가전(CE)부문은 울었다. 둘은 뒷받침하는 디스플레이, 하만은 적자를 면하지 못했다.
반도체사업부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7조6400억원, 3조9900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2% 상승한 수준이다. 메모리는 모바일 부진을 서버와 PC로 상쇄했다. 재고 상황은 긍정적이다. 낸드는 지난해 말부터 정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D램은 2분기 정상 수준에 도달할 예정이다. 2분기도 비슷한 흐름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공정전환으로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D램은 2세대 10나노급(1y), 낸드는 5세대(96단) 비중을 높인다. LPDDR(Low Power Double Data Rate)5 및 3세대 10나노급(1z) D램, 6세대 V낸드 등 첨단 제품군은 수율 개선이 목표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한진만 전무는 “코로나19 여파에도 온라인 수요 증가, 5세대(5G) 이동통신 인프라 투자 지속 등으로 메모리 실적이 좋았다. 서버 수요 확대는 1회성 아닌 전반적 메모리 시장 확대라는 구조적 성격”이라며 “중국 시안 2공장 생산량 증대(램프업), 극자외선(EUV) 공정 D램 도입 등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같은 기간 매출액 6조5900억원 영업손실 29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 8%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전환이다. 전방산업 위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핵심인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패널 판매 감소, 가동률 하락 등 악재가 겹쳤다. 액정표시장치(LCD)는 단가 하락폭 감소로 적자가 축소됐지만,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LCD 철수 및 퀀텀닷(QD)디스플레이 구축은 기존 계획대로 진행한다.
삼성디스플레이 최권영 상무는 “1분기 전반적인 패널 감소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2분기는 코로나19에 따른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수요 감소로 실적 부진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접는(Foldable, 폴더블) 디스플레이 등 차별화 제품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 LCD는 고객사 수요에 차질 없도록 하고, QD는 세트업체와 제품화 관련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IM부문은 ‘갤럭시S20’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1분기 휴대폰과 태블릿 판매량은 각각 6400만대와 500만대다. 휴대폰 중 스마트폰 비중은 90% 초반대로, 6000만 미만인 것을 보인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6000만대 미치지 못한 것은 7년 만이다. 지난해 4분기 분기 기준 1위는 애플에 헌납했다. 2분기 코로나19 영향 본격화를 감안하면 뼈아픈 성과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이종민 상무는 “2분기 대부분 지역에서 수요 급감이 예상된다. 주요 제품 판매 및 실적하락이 불가피하다. 오프라인 비중이 높았던 판매 채널을 온라인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갤럭시노트, 폴더블폰 등 하반기 신모델을 예정대로 추진한다.
CE부문은 수요 둔화를 프리미엄 판매 확대로 만회했다. 매출액 10조3000억원, 영업이익 4500억원으로 집계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 1% 상승, 영업이익 11.7% 하락이다. TV는 코로나19, 비수기, 경쟁심화 등으로 침체했다. 믿는 구석은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TV다. 생활가전은 그랑데AI 세탁기·건조기 등이 분전하며 실적이 소폭 개선됐다. 문제는 2분기다. 유통망, 공급망, 오프라인 매장 폐쇄 등 영향이 심화한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김원희 상무는 “전 세계적으로 2분기 수요가 감소할 전망으로 판매계획 조정이 불가피하다. 국가별 상황에 맞게 신모델 판매 시점, 프로모션 등을 조정 중”이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1분기 시설투자(CAPEX) 규모는 7조3000억원이다. 반도체 6조원, 디스플레이 8000억원 수준이다. 메모리는 기존 계획대로 증설 및 공정전환 투자를 지속한다. 파운드리는 EUV 라인 증설 등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