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메모리 불황 이겨낸 SSD…삼성·SK 낸드 생산량↑

김도현

- 코로나19로 SSD 공급 부족 현상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지난해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부진했지만,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수요는 견조했다. 하반기부터 낸드플래시 가격이 오른 이유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낸드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낸드 공급량을 늘려 대응할 방침이다.

SSD는 비휘발성인 낸드를 이용, 정보를 저장하는 장치다. 내부 구조는 ▲시스템과 연결되는 인터페이스 ▲데이터 저장용 메모리(낸드) ▲둘 사이에서 데이터 교환 작업을 제어하는 컨트롤러 및 외부 장치 ▲SSD 간 속도 차이를 줄이는 버퍼 메모리 등으로 이뤄진다. 이 가운데 낸드가 핵심이다. SSD는 스마트폰, PC, 데이터센터 등이 주요 사용처다.

17일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수요 급증으로 2분기까지 SSD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기업용 SSD의 경우 전년대비 15% 가격 증가가 예상된다. 지난달 SSD 등에 사용되는 낸드 128기가비트(Gb) 멀티레벨셀(MLC) 제품 고정 거래가는 4.56달러였다. 지난 1월 수준을 유지, 2019년 5월 이후 가격이 하락하지 않고 있다. SSD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입자료에서도 SSD의 증가세는 나타난다. 지난달 SSD 수출액은 8억3000만달러(약 1조298억원)로 전월대비 171.7% 올랐다. SSD 수출액은 지난해 10월 16.7%, 11월 67.5%, 12월 94.0%, 올해 1월 133.8% 순으로 지속 상승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SD 수요가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19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확산 이후 SSD 공급이 급감하면서, PC업계는 SSD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제조사는 코로나19 국면에도 공장을 정상 가동하면서 메모리 공급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했지만, SSD 부족 사태에 직면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요 증가 및 공급 부족의 방안으로 낸드 생산량을 늘린다.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중국 시안 2공장에서 낸드를 출하하기 시작했다. 현재 2공장 생산능력(CAPA, 캐파은 월 2만장(웨이퍼 투입량 기준)이다.

2공장은 지난 2018년 증설을 시작, 일부 라인이 완성된 상태다. 1단계 투자가 마무리되면 6만5000장 캐파를 확보한다. 이후 2단계 투자가 진행된다. 삼성전자는 2019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메모리 수요가 전망치를 넘어서면 평택 2기와 시안 2기를 이용해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6세대 V-낸드 공정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낸드 수요 대응, D램 의존도 줄이기 등의 이유로 낸드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 공장의 M11, M12, M15 라인 등에서 낸드를 생산하고 있다. M8 라인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설비는 중국 우시 공장으로 이동, 빈자리에 낸드 제조장비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96단 및 128단 낸드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반도체 장비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메모리 불황으로 산업 전반이 침체했지만, SSD는 일정 수준을 유지하며 상승 곡선을 그렸다”며 “올해도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제조사들은 생산량을 늘려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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