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지난 10여년 줄곧 지적했던 문제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국내 반도체 산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이끌고 있다. 양사는 D램과 낸드플래시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 회사 영향으로 소부장 업체 역시 메모리 위주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케이스, 집적회로(IC) 트레이 등이 주력제품인 KMH하이텍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방문한 KMH하이텍의 충남 아산 공장(본사)은 코로나19를 뚫고,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부진했던 메모리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케이스와 트레이 등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다”며 “금영 등이 굳을 수 있어서, 공장은 24시간 가동된다”고 설명했다.
SSD 케이스는 말 그대로 SSD를 외관을 보호하는 제품이다. SSD는 비휘발성인 낸드를 이용, 정보를 저장하는 장치다. 내부 구조는 ▲시스템과 연결되는 인터페이스 ▲데이터 저장용 메모리(낸드) ▲둘 사이에서 데이터 교환 작업을 제어하는 컨트롤러 및 외부 장치 ▲SSD간 속도 차이를 줄이는 버퍼 메모리 등으로 이뤄진다.
회사 관계자는 “SSD 케이스는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다. 수율이 1%만 떨어져도 생산성이 90%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기존 케이스는 플라스틱 재질로 생산했는데, 최근에는 금속으로 변경했다. KMH하이텍은 케이스에 방열 패드를 탑재, SSD 온도도 조절한다. 열이 전도되면서, 열을 빼고 메모리를 보호하는 방식이다.
IC 트레이는 반도체 소자를 외부충격, 정전기 등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도록 제작된 포장용 제품이다. 메모리를 담고, 옮길 때 사용된다. KMH하이텍은 원재료인 레진을 배합하고, 정전기 방지 소재를 투입해 트레이를 만든다. 회사 관계자는 “트레이는 단가 대비 불량률이 적어 ‘캐시카우’ 역할을 한다”고 언급했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다. SK하이닉스에는 IC 트레이 등을 최근 공급하기 시작, 향후 물량을 늘려갈 계획이다. 매출 비중은 삼성전자 55%, 마이크론 20% 수준이다. 마이크론의 경우 미국 업체인 만큼 고객사로 확보하기 힘들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KMH하이텍은 꾸준히 제안 및 테스트한 결과, 지난 2016년부터 마이크론에 제품을 공급하게 됐다.
KMH하이텍의 케이스, 트레이 등은 수작업이 많다. 둘러본 아산 공장은 상당수 기계를 통한 자동화가 이뤄졌지만, 핵심공정은 복잡한 경우가 많아 사람의 손길을 필요로 했다. 이는 인건비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KMH하이텍은 지난해 베트남 박닌성에 설립한 신규 법인의 생산능력(CAPA, 캐파)을 늘려, 원가를 절감할 방침이다. 78억원을 투자해 신공장을 짓는다. 이곳에는 IC 트레이 제조 장비 2대 등 주요 라인이 들어선다. 상반기 내 건립을 마치고, 하반기 가동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서버 시장의 투자가 재개되고, 개인용 PC에서의 SSD 사용량이 늘면서 매출 확대가 예상된다”며 “5세대(5G) 이동통신 등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도 호재”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