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마이크론이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내 공장이 한동안 중단되면서, 향후 메모리반도체 공급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마이크론은 D램 3위·낸드플래시 4위 업체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메모리 ‘빅3’로 꼽힌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지난달 춘절 연휴 연장 기간에 사무실은 물론 공장까지 ‘올스톱’했다. 중국 지방정부의 권고 조치에 따른 결과다. 마이크론은 중국 내 시안 공장, 상하이 판매 법인 등을 두고 있다.
반도체 공장은 잠깐만 멈춰도 타격이 크다. 생산라인이 일시 중단되면, 미세공정, 클린룸 가동 등의 이유로 가공 중인 실리콘웨이퍼들을 대부분 폐기해야 한다. 설비 재가동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31일 경기도 화성사업장이 정전으로 1~2분간 멈추면서, 수십억원의 피해를 봤다. 2018년 3월에는 평택사업장이 28분 동안 정전사고를 겪어, 500억원 규모의 손실을 입었다.
중국 시안, 우시 등에 팹을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에도 현지 공장을 정상 가동했다. 최소 인력을 투입, 피해를 최소화한 것이다. 반도체 공장이 예민한 만큼, 24시간 운영이 필수적이다.
그동안 마이크론은 시안 공장에서 양산한 메모리를 화웨이 등 중국 업체에 공급해왔다. 현재는 사업장들이 재가동한 상태다. 다만 임시 중단의 후폭풍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은 올해 상반기 DDR(Double Data Rate)5 제품 생산할 예정이었다. DDR5는 지난 2014년 출시된 DDR 동기식 랜덤 액세스 메모리(SDRAM)의 4세대인 DDR4의 다음 버전이다. 해당 계획에 변수가 생겼다. 중국 고객사들의 메모리 수급 문제도 예상된다.
메모리 3위 마이크론의 공장 중단은 업계 전반으로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메모리 공급량이 일부 줄어들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DDR(Double Data Rate)4 8기가비트(Gb) 고정거래가격은 2.88달러다. 지난 1월보다 1.41% 올랐다. 당시 2018년 12월 0.83% 오른 뒤 처음으로 거래가가 증가, 2달 연속 상승세다. 마이크론 이슈가 D램의 가격 상승세에 불을 지필 수도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장은 확실히 중단 여부에 민감하다. 마이크론도 어려운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며 “당장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메모리 시장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마이크론은 오는 25일(현지시간) 회계분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진행한다. 중국 공장 중단 관련 내용이 언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