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삼성전자가 중국 시안 2공장과 경기도 평택 2공장 구축 준비로 분주하다. 각각 낸드플래시, D램 생산라인이 마련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일정 차질 우려가 나오지만, 계획대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시안 2공장에 반도체 장비를 투입하고 있다. 구체적인 가동 시점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낸드 수요가 회복세인 만큼 상반기 내 양산에 돌입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19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메모리 수요가 전망치를 넘어서면 평택 2기와 시안 2기를 이용해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공장은 공장 설립 – 클린룸 구축 – 장비 투입 – 시제품 생산 및 테스트 (시험 가동) - 고객사 납품 칩 양산 순으로 이뤄진다. 시안 2공장은 장비 투입 단계다.
테스는 지난 6일 삼성전자 시안 2공장에 반도체 제조장비를 납품한다고 공시했다. 금액 규모는 104억원, 계약 기간은 오는 6월30일까지다. 테스는 화학기상증착(PECVD) 장비와 건식 식각장비(드라이에처) 등을 공급하는 업체다.
PECVD는 웨이퍼 보호막인 ‘산화막’을 입히는 공정에서 활용된다. 산화막은 회로 간 누설전류를 차단한다. 이온주입 공정, 식각공정 등에서는 방지막 역할을 맡는다. 테스는 PECVD 분야에서도 ACL(Amorphous Carbon Layer) 장비와 ARC(Anti Reflection Coating) 장비를 다룬다. 각각 하드마스크와 반사 방지 코팅막을 증착한다.
테스의 드라이에처는 가스 식각 방식을 사용한다. 식각은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작업이다. 건식과 습식으로 나뉜다. 건식은 세정액 소모 및 세정 후 건조 단계가 없어, 습식 대비 원가절감에 유리하다. 기존에 일본도쿄일렉트론(TEL) 등이 독점하던 장비다.
세메스도 최근 시안 2공장에 낸드 식각 장비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메스는 삼성 계열사로, 국내 1위 장비업체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시안에서는 1공장이 가동 중이다. 지난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수직구조 낸드(V-NAND) 양산, 후공정 라인 완성이 이뤄졌다. 지난 2018년 2공장 증설을 시작, 현재에 이르렀다. 지난해 12월에는 2단계 투자 집행 소식이 전해졌다. 진행 중인 1단계 공사를 마치면, 2단계에 돌입한다. 1단계(70억달러)와 2단계(80억달러) 투자 총액은 150억달러(약 17조6000억원)이다. 2단계 완료 후 시안 공장 생산능력(CAPA)은 월 웨이퍼 13만(130K)장 수준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D램을 제조하는 평택사업장에서도 2공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곳은 클린룸 구축 단계다. 지난달 24일 신성이엔지는 삼성전자와 클린룸 공사 수주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신성이엔지는 클린룸 전문업체로, 해당 분야 시장점유율 60%에 달하는 세계 1위 업체다. 클린룸은 천장과 바닥에 설치된 필터를 통해 미세입자(파티클)를 제거하는 공간이다. 평택사업장은 1공장 2만(20K)장, 2공장 3만(30K)장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총 7조30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생산계획 차질이 불가피하지만, 큰 영향을 없을 것”이라며 “메모리 가격 반등, 데이터센터 고객사의 재고 정상화 등으로 업황 반등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DDR(Double Data Rate)4 8기가비트(Gb) 고정거래가격은 2.88달러다. 지난 1월보다 1.41% 올랐다. 당시 2018년 12월 0.83% 오른 뒤 처음으로 거래가가 증가, 2달 연속 상승세다.
D램익스체인지는 “코로나19로 D램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우려됐지만, 향후 반도체 가격 급등을 걱정한 기업들이 재고를 선제적으로 확보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