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벌고 잘 쓰고’... 코로나19 사태에 통큰 기부 나서는 게임업계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게임 빅3’로 불리는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이 각각 20억원씩 코로나19 사태 지원 성금을 쾌척했다. 20억원의 성금은 게임 빅3의 대중적인 인지도나 매출 규모에 비하면 상당히 큰 액수다. 유통 빅3로 언급되는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그룹 등이 각 10억원씩을 기부했다.
게임 빅3 중 넥슨은 주한중국대사관에도 1000만위안(약 17억원)을 기부했다. 자회사 네오플이 개발한 던전앤파이터가 중국 등지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넥슨이 중국에서 벌어들이는 로열티 연매출만 1조원 규모다.
대중국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는 스마일게이트와 위메이드도 기부에 동참했다. 스마일게이트가 주한중국대사관에 1000만위안을, 위메이드가 후베이성에 100만위안을 전달했다. 두 회사는 국내 협단체 지원 활동에도 나선다. 위메이드는 대한적십자사에도 2억원을 기부했다.
◆‘무에서 유를 만드는’ 고부가가치 업종=게임업계가 앞 다퉈 코로나19 사태 극복에 거액의 성금을 내놓는 이유는 사회 인식 개선과 기업 홍보 전략 등 사업적 판단 등을 배경으로 볼 수 있겠지만 고부가가치 업종이라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게임은 코딩으로 무에서 유를 만드는 업종이다. 이렇다 할 장치 기반 없이 ‘인재가 모든 것’인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타 업종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넥슨이 37%, 엔씨 28% 선이다. 제조업 평균영업이익률이 10%가 채 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 불가한 수준이다.
물론 잘 나가는 게임기업 기준으로 보면 그렇다. 신작의 성공과 실패에 따라 부침이 심한 흥행 산업 특성상 널뛰기하는 매출과 함께 영업 적자를 기록하는 곳도 적지 않다. 최근 들어 중국산 게임이 물밀듯이 들어오면서 중견·중소 기업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성금 기부는 예상된 일…주요 게임기업들 적극적인 메세나 활동 =국내 주요 게임기업들의 지난 행보를 보면 코로나19 성금 기부는 예정된 수순으로 볼 만하다. 기업 메세나 활동을 더욱 확장하는 추세다. 문화와 스포츠, 교육 등 다양한 분야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 분야에선 넥슨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개발자컨퍼런스(NDC)를 무료 개최하고 저연령층에 게임문화 알리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를 열어 미래 세대 육성에도 두각을 보인다. 앞서 푸르메재단과 협약을 맺고 어린이재활병원에 총 200억원의 기부를 약속한 바 있다.
넷마블문화재단은 게임소통교육과 함께 게임아카데미 운영, 게임콘서트 개최, 장애인체육 지원 등에 나서고 있다. 넷마블장애인선수단은 조정 종목 단일팀으로 2019 아시아조정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는 등 연일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장기적인 자립 지원 등을 인정받아 재단 측이 서울시 표창도 수여했다.
엔씨문화재단은 미래 세대 교육에 적극적인 편이다. 장애의 편견을 깨는 동화책을 출간하고 업계 내 투자가 거의 없다시피 한 기능성 교육 게임을 출시하는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학생들과 함께 부산 소년의집·송도가정 학생들을 위한 특별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한 바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그룹 창업자인 권혁빈 희망스튜디오 재단 이사장의 강력한 의지로 꾸준한 사회공헌을 벌이고 있다. 2014년 오렌지팜을 설립해 게임을 넘어 다양한 업종의 스타트업 창업 지원에 나섰고 세계적 석학을 초청해 창의를 강조한 미래 교육 컨퍼런스를 여는 등 메세나 활동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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