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반도체 장비업체 램리서치가 극자외선(EUV) 공정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공개했다. 주로 일본 업체들이 공급하는 EUV용 포토레지스트(PR·감광제)를 대체할 수 있는 방식이다. 신기술이 상용화되면, 일본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전망이다.
28일 램리서치는 지난 26일(현지시각)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국제광공학회(SPIE) 컨퍼런스에서 ‘건식 레지스트’ 신기술을 소개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장비업체 ASML, 벨기에 반도체 연구소 IMEC과 공동 개발했다.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노광 공정에서 활용되는 감광제다. 액체 형태의 습식 레지스트를 바르고 빛을 쏘면, 웨이퍼 위에 회로 모양이 남겨진다. 기존 불화아르곤(ArF)용보다 EUV용은 초고순도가 필요, 양산이 어렵다. 그동안 EUV용 포토레지스트는 JSR, 신에츠화학, 도쿄오카공업(TOK) 등 일본 업체가 독점해왔다.
램리서치 등이 개발한 기술은 건식 레지스트를 사용한다. 웨이퍼에 바르는 습식 레지스트와 달리, 건식 레지스트는 증착 공정을 통해 박막을 형성한다. 반도체 8대 공정 중 하나인 산화공정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 공정은 웨이퍼 보호막인 산화막을 입히는 단계다. 산화막은 열 증발법, 화학기상증착(CVD), 전기 화학적 양극 처리 등을 통해 형성된다.
건식 레지스트 활용한 증착 공정은 CVD를 비롯해 원자층증착(ALD) 등이 적용된다. 이 과정을 거치면 막이 생기고, 이후 과정은 습식 레지스트와 같다.
해당 기술은 EUV 공정의 해상력(Resolution)을 높이고, 비용은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해상도가 향상되면 미세한 패턴을 구현하는 데 유리하다. 습식 대비 5~10배 적은 원료를 사용하고, 빛 조사량도 줄일 수 있어 원가절감에 용이하다. 기존에는 웨이퍼를 회전시키면서 장비로 습식 레지스트를 떨어뜨리는 스핀 코팅 방식이어서, 도포 시 낭비되는 부분이 있었다.
팀 아처 램리서치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공개된 기술은 ASML, IMEC과의 파트너십이 고객과 업계에 혁신적인 가치를 가져다 준 완벽한 사례”라며 “이번 건식 레지스트 기술은 EUV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확대하는 램리서치의 패터닝 전략 방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램리서치는 연구개발(R&D) 센터의 경기도 용인 입지를 확정했다. 용인시는 서인학 램리서치코리아 회장 등이 용인시에 방문, 입주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램리서치는 지난해 경기도청과 R&D 시설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MOU로 건립될 한국테크놀로지센터(KTC)는 솔루션 제공을 가속화하고, 고객의 차세대 반도체 장비 개발을 지원한다. KTC는 램의 기존 미국 R&D 시설의 확장으로, 미국에서의 실질적인 R&D 운영 역시 지속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 고객사와의 협력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