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SK머티리얼즈가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사업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금호석유화학 포토레지스트 사업부를 인수한다. 감광액은 자체 개발 중인 불화수소와 함께 반도체 공정 핵심 소재다.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 품목으로도 포함됐다.
7일 SK머티리얼즈는 이사회를 열고, 금호석유화학 전자소재사업을 인수하는 영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400억원으로, 이달 중 포토레지스트 관련 자회사를 설립할 방침이다.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노광 공정에서 활용된다. 빛의 노출에 반응해 화학적 성질이 바뀌는 특징을 이용한다. 웨이퍼 위에 포토레지스트를 바르고, 노광 장비로 빛을 쏘면 회로 패턴이 새겨지는 방식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2005년 불화아르곤(ArF) 포토레지스트를 국내 최초로 양산했다. 3차원(3D) 낸드플래시 공정용 불화크립톤(KrF) 포토레지스트와 반사방지막(BARC) 등을 개발하기도 했다.
첨단 공정에 사용되는 극자외선(EUV)용은 공급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자체 특허를 획득한 상태다. EUV용 포토레지스트는 일본의존도가 높아, 수출규제 당시 이슈가 됐다. 신에츠, JSR, 도쿄오카공업 등 일본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초고순도 제품으로 대체 불가다.
SK머티리얼즈는 이번 인수로 소재 국산화 기조를 이어간다. 업계에서는 소재 기술력을 갖춘 SK머티리얼즈가 금호석유화학 특허를 활용, 1~2년 내 EUV용 포토레지스트를 양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에는 고순도 불화수소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해당 소재 역시 일본 스텔라케미파, 모리타화학 등이 리딩 기업이다. SK머티리얼즈는 현재 고객사들에 불화수소 샘플을 공급, 막바지 테스트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의 반도체 수직계열화도 강화될 전망이다. 지난 2011년 하이닉스 인수로 반도체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후 2015년 OCI머티리얼즈(현 SK머티리얼즈), 2017년 LG실트론(현 SK실트론) 등을 인수하면서 자체 소재 공급망을 구축했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원재료인 실리콘웨이퍼를 공급하는 업체다. 웨이퍼도 신에츠, 섬코 등 일본 업체가 시장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기존 웨이퍼, 불화수소에 포토레지스트까지 더하며 SK하이닉스에 힘을 실어주게 됐다.
SK머티리얼즈 이용욱 사장은 “포토레지스트 소재 사업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 고객들의 소재 국산화 요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SK머티리얼즈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19년 매출액 7722억원, 영업이익이 215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2.4%, 17.9% 상승한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2030억원, 영업이익 50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