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 부진에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업황 회복이 예상되지만, SK하이닉스는 신중하게 접근할 방침이다. 보수적인 투자와 생산전략을 이어간다.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능력(CAPA, 캐파),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축소한다.
31일 SK하이닉스는 2019년 4분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조9271억원, 236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1.3% 증가했지만, 전년동기대비 30.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50.1%, 전년동기대비 94.7% 하락했다.
SK하이닉스 최고재무전문가(CFO) 차진석 부사장은 “4분기는 수요 증가 예상에 따른 대응으로 비중 확대한 제품군 수익성이 낮았다”며 “D램은 10나노 2세대(1y), 낸드는 96단·128단 공정전환으로 인한 초기비용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D램과 낸드 출하량이 각각 전기대비 8%, 10% 늘었다. 평균판매가격(ASP)은 D램 7% 하락, 낸드 지난해 3분기 수준 유지했다. D램은 데이터센터 고객의 재고 정상화로 구매가 증가했다. 윈도우7 서비스 종료 관련 PC 교체수요도 수요 증가에 기여했다.
낸드는 PC 내 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탑재율이 상승했고, 서버용 SSD 수요도 견조했다. SSD는 처음으로 낸드 매출 비중의 30%를 돌파했다.
실제로 재고수준은 정상화 단계로 들어섰다. SK하이닉스는 “D램은 4분기 견조한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율) 바탕으로 재고 수준이 지난해 3분기 말 5주에서 연말 4주 미만으로 감소했다”면서 “낸드는 지난해 말 5주 이하로 축소됐다. 안정된 재고수준으로 운영 중”이라고 강조했다. 보유 재고는 수익성 개선 및 판매처 확보용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D램과 낸드의 비트그로스가 각각 전년대비 20%, 30%대 초반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LPDDR((Low Power Double Data Rate), DDR5, GDDR(Graphic)6 등장도 긍정적이다.
SK하이닉스는 “LPDDR은 하이엔드 스마트폰용으로 양산 확대 위해 고객 인증 진행 중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며 “DDR5는 2020년 성장이 본격화될 것이다. GDDR6은 신규 게임 콘솔 출시로 매출 상승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CMOS 이미지센서(CIS) 캐파 확대 기조는 유지한다. SK하이닉스는 이천 M10 공장의 D램 캐파를 CIS로 전환, 공급량을 늘릴 계획이다. 전환 규모가 크지 않지만, 전체 공급 수요는 충족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이날 SK하이닉스 2019년 연간 매출액 26조9907억원, 영업이익 2조712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33.3%,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87.0% 줄어든 수준이다.
새로운 배당 정책도 발표했다. 메모리 업황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반영하기 위함이다. 주당 배당금 1000원을 최소 금액으로 고정, 연간 창출되는 잉여현금흐름의 5%를 추가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2019년 주당 배당금은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였던 만큼 1000원으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