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누구를 위한 ‘한국판 CES & MWC’인가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허장성세(虛張聲勢)’. 비어 있고 과장된 형세로 소리를 낸다는 뜻이다. 실속은 없으면서 큰소리를 치거나 헛소문과 허세로 떠벌린다는 말이다.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현장의 불만이 높다. 재계의 불만과 노동계의 불만이 엇갈린다. 정책이 구성원 전부를 만족시키는 일은 거의 없다. 이해관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임금과 노동시간 문제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때론 우려의 목소리가 하나로 나오기도 한다.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없을 때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판 CES’를 개최한다고 한다. 2월 코엑스에서 ‘대한민국 혁신산업대전’을 갖는다. 삼성전자 LG전자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을 불렀다. ‘CES2020’뿐 아니라 ‘MWC20’에서 전시할 품목을 공개하라는 것이다. 한국판 CES에 MWC까지 더했다.
CES는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다. MWC는 통신과 관련한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행사다. 전 세계 기업은 이 두 행사를 통해 한 해 전략과 기술을 공개한다. 전시회에서 기술을 과시하는 이유는 상담과 판매로 이어져서다. ‘CES2019’만해도 세계 4500여개 기업이 전시에 나섰다. 방문객은 17만5212명이다. 의사결정권이 있는 경영진 참석자는 7만9000명이다. 참가자의 절반가량이 사업 기회 모색을 위해 방문했다.
대한민국 혁신산업대전이 비판을 받는 것도 그래서다. 전시장을 꾸미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장소를 잡는데는 정부 예산도 들어간다. 매년 이런 행사를 하느니 그 돈으로 고용을 하면 수백명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는 지경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하는 것 외에 마케팅 기회도 크지 않다. 일반인 홍보 효과도 적다. 행사는 평일에 열린다. 작년엔 문 대통령 방문 탓에 일반 관람객 출입을 막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ICT 전시회인 ‘한국전자전’도 입지와 시기 탓에 매년 효용성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행사가 ‘누구를 위한 보여주기 행사’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경제성과를 보여주고 싶은 정부의 의도는 이해한다. 경기 회복 기대감과 국제 경쟁력을 국민에게 알리려는 뜻도 읽힌다. 문제는 방법이다. 경제정책은 정권이 바뀌어도 이어져야 제대로된 정책이다. 이 행사가 2023년에도 열릴지는 의문이다. 적폐 청산은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다. 각 분야 적폐를 청산한다며 새로운 적폐를 만들어서야 되겠는가.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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