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가 시작된 지 6개월. 한·일 고위급 관계자 대화 등을 통해 ‘해빙무드’가 조성되고 있지만, 업계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정부는 양국 간 관계와 상관없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서울 동작구 숭실대학교에서 ‘2020 정부R&D사업 부처합동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소부장 연구개발(R&D) 투자전략, 소부장 국가연구협의체(N-TEAM), 소부장 경쟁력 강화 정책 등을 공개했다.
이날 산업부 과학기술혁신본부 권기석 과장은 “(국내 기업들은) 일본 수출규제로 인해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오히려 관련 대화가 시작된 상황”이라며 “정부는 이번 문제가 해소되더라도, 소부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부장 지원이 계속돼야 하는 이유로는 크게 3가지가 꼽힌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중동 분쟁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위협 ▲소부장 특성상 높은 중소·중견기업 비중 ▲낮은 기술자립도 및 만성적 대(對)일본 적자 등이다.
권 과장은 “국내 소부장은 대부분 중소·중견기업이 공급하고 있다. 이는 전체 제조업체 수 대비 43.3%에 달한다”면서 “품질, 가격 등이 뛰어난 제품만 살아남는 승자독식 구조인 만큼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일본 경제보복 조치 이후 추경예산 편성, 소부장 기술특별위원회(기술특위) 신설, 핵심품목 분석, R&D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이 가운데 기술특위는 경제부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소부장 경쟁력위원회와 협력하고 있다. 양 위원회는 소부장 관련 R&D 전략을 수립하고, 범부처 조정 및 연구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R&D 전략으로는 산·학·연 전문가, 수요기업 17개 등이 선정한 핵심품목 100개를 기반으로 세웠다. 유형에 따라 원천기술개발, 안정적 공급망 창출, 공급-수요기업 간 상생 추진 등을 지원한다.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3N’을 지정, 운영하기로 했다. 3N은 국가연구실(N-Lab), 국가연구시설(N-Facility), 국가연구협의체(N-TEAM) 등으로 이뤄진다.
이러한 정책들의 속도 향상을 위해 프로세스도 개선할 계획이다. 부처 정책지정(패스트트랙) 제도화, 수요기업 매칭비중(40~67%→25%) 하향 등으로 빠른 처리를 돕는다.
소부장 경쟁력위원회 산하 소재부품 수급 대응 지원센터도 기업들을 지원한다. 센터 소속 배근태 사무관은 “기업실태 조사 및 애로사항 파악, 수급애로 지원, 금융·세제지원, 협력모델 정책지원 등을 통해 업체들을 서포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부, 중기부, 과기부, 금융위 등은 2020년 소부장 관련 예산을 2조960억원 규모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8100억원) 대비 2.5배 높아진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