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올 해 네이버의 개발자 컨퍼런스인 ‘데뷰 2019’ 에서는 인공지능(AI)이 화제였다. 지난 28일,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의 행사 기조연설이 끝나고 문재인 대통령이 무대에 올라 던진 화두도 AI였다.
이날 발표에서는 각 분야를 넘나들어 검색 서비스 분야 발표에서 AI에 대해, 플랫폼 분야에서 클라우드를 말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검색 서비스도 AI로 = 검색 분야 발표자로 나선 김광현 네이버 검색 리더는 네이버의 지난 핵심 가치를 ‘사용자의 이해’로 꼽았다. AI를 통해 사용자를 보다 잘 이해할 것이라고 전했다.
검색 서비스에 AI 기술이 사용된 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AI를 이용한 음성인식 검색 등의 서비스나 검색어를 틀리더라도 검색하려 했던 것을 찾아주는 서비스도 있다. 네이버의 에어스(AiRS)는 검색하지 않은 것조차도 찾아준다는 네이버의 AI 추천 시스템이다.
그는 “PC 환경에서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기술 발전이 가속화했다”고 말한다. 모바일 환경이 되면서 사용자가 많이 보는 정보를 상단에 노출하는 등 검색에 필요한 알고리즘 연구에 박차를 가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광현 리더는 “이제는 AI 시대다. 텍스트를 넘어서야 한다. 사용자가 물으면 그 문맥을 이해해 사용자에게 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곧 오픈할 인플루언서 검색도 소개했다. 인플루언서 검색은 ‘키워드 챌린지’라는 기능을 통해 특정 키워드에 대한 검색결과가 창작자를 위한 공간으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는 인플루언서 검색 등 AI 기술을 도입한 검색 서비스를 계속해서 선보일 계획이다.
김광현 리더는 “오늘날 AI 기술이 발달하게 된 것은 알고리즘의 개발과 축적된 데이터, 그리고 이를 활용할 인프라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이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듣는 AI 넘어 보는 AI로 = AI 분야 발표자로 나선 김성훈 네이버 클로바AI 리더는 네이버의 여러 AI 기술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기존 AI의 핵심은 ‘말을 알아듣는 것’이라고 평하며 그간 네이버는 높은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더 정확하게 듣는’ AI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색 서비스나 지도 애플리케이션(앱) 등 일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음성인식 기반의 AI 기술을 선보였다.
여러 명이 있는 회의실에서 각자가 말하는 말을 인식하는 기술도 소개했다. 단순히 들리는 음성 모두를 기록하는 게 아니라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를 인식하는 것이 백미였다.
네이버 AI는 이런 듣는 AI에 그치지 않고 보는 영역에까지 확장 중이다. 긴 영상 중에서 누가 등장했는지, 등장인물이 어떤 행위를 했는지 등을 분석하는 AI를 선보였다. 이 기술을 발전시켜 비디오 검색까지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게 김성훈 리더의 설명이다.
또 안내방송 등에 사용 중인 AI의 목소리에 감정을 부여하는 것도 연구 중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사투리 억양을 넣는 것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아직은 어색하나 2020년이면 사투리 억양까지 구현할 수 있는 음성합성 기술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네이버가 한글날 이벤트로 진행한 ‘한글날 손글씨 공모전’도 소개했다. 256자의 손글씨를 받아 폰트로 만들어 제공하는 이벤트였다. 이날 소개된 것은 과거엔 글씨를 잘 썼었지만 장애로 글쓰기가 어려워진 분께 과거의 글씨체를 폰트로 선물한 사례다.
무대 위에서 AI 전화 상담 서비스인 네이버 ‘에이아이 콜(AI Call)’을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AI가 전화를 받고, 인원수와 예약시간을 확인한 뒤 예약 일정을 잡았다.
김성훈 리더 “제가 무대 위에서 선보인 기술들 외에도 AI 기술이 활용될 범위는 무궁무진하다”며 “네이버의 기술을 논문이나 해커톤 등의 형태로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다. 여러분도 AI에 관심 갖고 함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컨테이너 기반의 클라우드 환경 제공=김태웅 네이버 기술플랫폼 리더는 플랫폼 분야의 발표자로 나섰다. 컨테이너 기반의 클라우드 환경을 강조했다.
그는 “클라우드의 최대 장점은 개별 요소들이 스스로 장애에 대응하고 극복하는 것”이라며 “시스템을 모니터링하기 쉬워져 컴퓨팅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환경이 되면서 늘어난 트래픽에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것이 클라우드의 강점이다. 또 이런 클라우드에 더해 컨테이너 기술도 적극 수용 중이다.
컨테이너는 앱을 쉽게 개발·패키징·테스트하도록 돕는 가상화 기술이다. 네이버는 2019년 검색 서비스의 60% 이상을 컨테이너 환경으로 서비스 중이다. 앞으로 더 많은 서비스에 컨테이너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김태웅 리더는 오픈소스 활용과 오픈소스 시장에 대한 기여를 늘리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그는 “네이버는 오픈소스를 적극적으로 활용 중이다. 2018년부터 지금까지 외부 오픈소스 120여건에 기부를 진행했고, 네이버가 진행하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150여개”라며 “앞으로도 오픈소스 생태계를 잘 활용하고, 생태계에 대한 기여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컨테이너 기반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컴퓨팅 환경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네이버에서 서비스하고 검증된 플랫폼 모두를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경쟁력 갖춘 네이버 클라우드=박기은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리더는 네이버의 클라우드 플랫폼의 초기 과정을 소개하고 개발자에 초점을 맞춘 클라우드 발표를 진행했다.
네이버의 클라우드 사업화는 2016년 내부 클라우드 시스템을 퍼블릭 클라우드로 변경하면서부터다. 2017년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금융 보안 규정을 만족하는 금융 클라우드도 오픈했다.
네이버는 사용자의 수요에 따라 서비스형인프라(IaaS), 서비스형플랫폼(PaaS),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등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 ▲통신 ▲메신저 ▲로봇제어 등 클라우드가 활용되고 있는 사례도 소개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통신과 금융이다. 금융이나 통신은 서비스 안정성을 강조하는 만큼 다른 업종에 비해 클라우드 도입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보안·안정성 등이 개선된 현재 이들 기업도 클라우드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박기은 리더는 또 최근 ‘데브옵스’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것 역시 기업이 클라우드를 활용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서버 설정·용량 관리 등 개발자의 부담을 줄이고 개발 과정을 직관적으로 해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기은 리더는 “국내 기업이 해외 진출을 하는 데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네이버 클라우드의 역할”이라며 “네이버 클라우드 역시 국내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경쟁력을 갖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