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흔히들 5G 요금제는 너무 비싸다고 말합니다. 가장 저렴한 게 월 5만원대, 비싸면 13만원까지 올라갑니다. LTE 요금제보다 많게는 2만원 이상 비싸니 일면 통신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통신사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데이터당 가격으로 보면 오히려 LTE보다 5G가 저렴하다고 말이죠. 최저구간 요금제를 비교했을 때 5G는 LTE보다 5000원 비싸지만 데이터는 2배로 제공합니다. 1GB 데이터당 요금을 따져보면 LTE가 1만2500원, 5G는 6875원입니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어떨까요. SK텔레콤의 경우 5G는 가장 저렴한 게 월 9만5000원입니다. 올 연말까지 가입하면 2년간 속도제한이 없는 조건입니다. LTE는 같은 조건에 10만원입니다. 오히려 5G가 LTE보다 요금제 가격도 싸집니다.
5G가 데이터도 많이 주고 더 저렴하다는 통신사들의 해명은 분명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5G 요금이 부담스럽다고 합니다. 데이터가 많아도 체감하는 혜택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차별화된 5G 서비스가 없는데 데이터 무제한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지금까지 ‘5G 전용’이라고 나온 서비스들 모두 LTE로도 충분히 즐깁니다. LTE와 5G 가입자를 차별하지 않겠다는 게 통신사들의 공통된 정책입니다. 대신 5G라면 고용량 콘텐츠를 부담 없이 내려받을 수 있다고는 하는데요. 그러기엔 가상·증강현실(VR·AR)이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자체가 무르익지 않았습니다.
5G 품질도 여전히 불만스럽습니다. 5G 통신비 관련 기사를 보면 항상 ‘제대로 터지지도 않는 5G’로 분통이 터지는 댓글들이 줄줄이 달립니다. 10만원씩 내고 LTE 우선 모드를 써야 하냐는 지적입니다. 세계 최초 상용화의 무게라곤 하지만 반쪽짜리 5G를 써야 하는 소비자들은 비싼 돈 주고 테스트베드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러면 LTE를 쓰면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습니다. 맞는 말이지만 쉽지 않습니다. 최근 출시된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보면 국내에선 하나같이 5G 전용으로만 나옵니다. 정부의 LTE 출시 권유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이제 LTE 단말은 중저가 모델을 제외하고 빠르게 사라질 겁니다.
불완전한 5G를 쓰는 소비자 입장에선 좀 더 다양한 요금제가 필요합니다. 현재 5G 요금제 구성을 보면 3~4만원대 요금 구간은 아예 사라졌고, 데이터 제공도 200GB 아니면 무제한이 다입니다. 통신사들은 올해 연말을 기점으로 5G 요금제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는데요. 부디 통신비 걱정을 잠재울 요금제들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