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트닷넷] '산청' 독과점 논란...한컴, 연매출 1조원 목표 제동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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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컴퓨터가 올해 목표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까.
최근 한컴의 캐시카우로 지목되고 있는 계열사인 개인안전장비기업 산청(현 한컴라이프케어)의 독과점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산청 인수와 계열사 사명변경 등으로 매출확대에 나서고 있는 한컴의 ‘몸집 키우기’에 제동이 걸릴지 관심을 모은다.
현재 한컴의 매출액 약 절반 가까이가 지난 2017년 인수한 산청에서 나오고 있다. 한컴의 2018년 매출액 가운데 회사의 주력사업인 소프트웨어(SW) 매출은 54%를 차지한다. 산청 사업의 소방용호흡기, 마스크, 보호 등의 제품 및 상품 매출 제조 비율이 나머지 46%를 차지한다.
한컴의 산청 인수는 업계에서도 인정한 ‘신의 한 수’로 평가 받고 있다. 산청은 비상장기업이지만 연매출 평균 약 1000억원을 기록하는 알짜기업이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컴의 2018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78.1% 성장한 2158억원, 영업이익은 46.7% 성장한 425억원을 기록했다. 산청의 인수효과로 지난해 급격한 외형성장이 이뤄졌다.
시장 구조를 봤을 때 산청은 알짜기업일 수 밖에 없다. 개인안전장비기업인 산청은 보호복, 호흡기, 마스크 등 개인보호장비(PPE) 사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 개인안전장비 분야에서 사실상 독점이다.
이 때문에 한컴에게는 산청이 황글알을 낳는 거위일지 모르지만 정작 회사의 제품을 공급받는 현장에서는 생태계를 위협하는 황소개구리로 여겨지고 있다. 산청의 독과점 논란은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 왔으나, 시발점이 된 것은 최근이다.
최근 전방표시장치, 급속충전장치, 비상사이렌 등 3가지 안전장치가 없는 소방 공기호흡기 제품이 현장에 납품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앞서 2012년 공기호흡기에 3가지 안전장치를 추가로 달도록 의무규정이 생겼다. 하지만 현장에는 이러한 장치가 없는 제품이 납품되고 있으며, 이는 모두 산청에서 공급한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형적 산업 구조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문제가 알려지자 지난달 17일 정문호 소방청장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소방장비 독점 납품체제와 관련된 불공정 행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정 청장은 “20년간 산청(현 한컴라이프케어)라는 업체에서 공기호흡기를 독점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다보니 새로운 기업이 끼어들기가 상당히 어려웠다”고 밝혔다.
소방청은 공기호흡기의 제품 기준과 일선 소방본부의 구매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또 계약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산청의 소방장비 독과점 문제는 한컴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대목이다. 한컴은 사업보고서의 개인안전장비 사업 소개를 통해 “공기호흡기 등 소방 개인안전장비 분야에서는 국내에 회사와 견줄 수 있는 경쟁자가 없다”며 “소방 및 산업분야의 경우 신규사업자가 진입하기 매우 어려운 구조”라고 밝히며 독과점을 인정했다.
산청은 해외 사업도 진행 중이다. 필리핀에 지사를 두고 있다. 소방용 방화복, 방열복 및 공기호흡기 등의 임가공 제조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18년 기준 매출액은 약 60억원, 당기순이익은 12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한컴의 산청 인수 당시 일각에서는 SW기업의 개인안전장비기업 인수에 대해 의문을 품는 시각이 많았다. 기존 사업과는 전혀 다른 방향의 기업 인수 소식에 사업적 시너지보다는 수익·매출액에만 목적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산청과의 시너지에 대해 한컴 측은 “산청의 하드웨어(HW)와 한컴의 SW를 접목해 첨단 장비를 개발하기 위한 취지”라며 “SW는 다양한 분야에 접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홍하나 기자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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