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게임을 이렇게도 볼 수 있다면’ 넥슨이 아트센터로 간 이유

이대호
- ‘게임을 게임하다’ 기획 전시…온라인게임 역사 되짚어
- 빅데이터 등 기술 녹여낸 게임에 대한 새로운 시각 제시
- 넥슨 게이머들은 각종 플레이 기록을 영수증으로 뽑을 수 있어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넥슨(한국대표 이정헌)이 17일 서울시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18일 개막하는 기획 전시회 ‘게임을 게임하다 /invite you_’를 소개했다. 전시회는 9월1일(월요일 휴관)까지 열린다.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주최·주관사는 넥슨재단(이사장 김정욱)이다.

이번 전시는 온라인게임 25주년을 맞이해 특별 기획됐다. 기획을 포함한 준비기간은 1년이 넘었다. 온라인게임 역사를 되짚어보는 동시에 넥슨 게이머들의 눈길을 끌만한 재미 요소도 여럿 갖춘 것이 기획전의 특징이다.

최윤아 넥슨컴퓨터박물관 관장
최윤아 넥슨컴퓨터박물관 관장
특히 게임을 즐기지 않는 이용자층, 부모세대들도 ‘게임을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 영감을 줄 수 있도록 기획했다는 게 넥슨재단 측 설명이다. 넥슨컴퓨터박물관을 운영 중인 최윤아 관장은 “문화예술 콘텐츠로서의 온라인게임에 대한 다양하고 성숙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은 온라인게임을 즐기듯 입구에서 ‘로그인’을 하게 되며 로그인 후 제공되는 ‘ID 밴드’를 활용해 20여점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카트라이더’의 카트가 증강현실(AR)로 전시 공간을 누비는 작품, ‘마비노기’ 속 캐릭터(NPC) 시선을 실제로 체험해 볼 수 있는 작품 등 온라인게임 속 콘텐츠가 오프라인 전시 공간에 색다르게 구현됐다.

‘로그인’은 넥슨 계정 또는 게스트 계정으로 할 수 있으며 넥슨 계정을 사용할 경우 전시 마지막에 전시 관람 데이터뿐만 아니라 그동안 본인이 즐긴 넥슨 게임과 관련된 각종 데이터도 확인 및 출력할 수 있다.

강대현 넥슨코리아 인텔리전스랩스 부사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게임의 기술적인 영역, 특히 데이터가 게임과 어떤 방식으로 시너지를 내는지를 새로운 형태로 보여드릴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현재 넥슨코리아 인텔리전스랩스에선 하루 100테라바이트(TB)의 게임 데이터를 기록하고 활용 중이다. 책 5억권 분량이다. 이를 통해 기획전을 방문한 넥슨 게임 이용자들은 각종 플레이 기록을 영수증 형태로 한눈에 볼 수 있다. 빅데이터를 갖추고 다루면서 가능했던 전시 요소다. 넥슨 게임을 상당히 즐긴 이용자라면 영수증 길이만 1미터 이상 나올 수 있다.

전시 작품에도 넥슨인텔리전스랩스의 기술이 녹아있기도 하다 인텔리전스랩스의 욕설탐지 프로그램인 ‘초코’를 활용해 욕설의 탐지 및 제거 속도를 반짝이는 빛으로 표현한 작품과 게임 속 서버 데이터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나타낸 작품 등을 통해 예술적으로 구현된 게임 속 첨단 기술을 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조카신발’은 게임 내에서 욕설로 쓰인다. 이용자들이 비슷한 발음의 다른 말로 욕설을 대체한 경우다. 회사가 일일이 대응하기는 불가능하지만 빅데이터를 학습한 게임 내 인공지능은 이를 욕설로 분류해 대처할 수 있다.

넥슨 게임뿐 아니라, ‘단군의땅’, ‘쥬라기공원’ 등 온라인게임의 태동기를 보여주는 영상을 비롯, 현시점에도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온라인게임의 연대기 등 온라인게임 25주년의 의미를 담아낸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최 관장은 “미술계에 있다가 넥슨에 들어간 지 9년이 됐다”며 “게임 자체 콘텐츠를 보면 가장 최신이자 첨단의 기술력이 합해진 새로운 시도를 볼 수 있다.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부분들이 현대미술과 같이 볼 수 있는 나와 같은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해서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취지를 알렸다.

이어서 최 과장은 “‘게임은 예술이다’, ‘게임은 중독이 아니다’ 이런 발언을 하려고 만든 게 아니라 게임의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빌미를 가지고 시작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이대호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